김대중 대통령이 1일 주재한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의 국정개혁보고회의에
각각 여성 과학기술인력문제와 전자상거래 문제에 대해 김 대통령과 문답을
벌인 전길자 이대교수와 변재일 정보통신부정보화기획실장이 부부 사이로
알려져 화제다.

특히 두 사람 모두 김 대통령의 질문에 여유있는 자세로 명쾌한 의견개진과
답변을 해 김 대통령으로부터 좋은 평점을 받았다는 게 두 회의에 참석한
청와대 비서관들의 한결같은 평가다.

두 사람이 부부라는 사실은 변실장 부부를 잘 아는 정해주국무조정실장이
과기부 회의에 이어 열린 정보통신부 회의 시작전 건너편에 앉아있던 변실장
에게 "부인이 더 똑똑하더라"고 농담을 하는 바람에 알려졌다.

김 대통령은 전 교수와 변 실장이 부부라는 사실을 사전에 보고받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열린 과학기술부 회의에서 과기부 자문위원 자격으로 참석한 전 교수는
김 대통령이 "여자분에게 발언권을 주지 않으면 (남녀평등의) 헌법에 위반
된다"며 발언을 요청했다.

이에 전 교수는 "대한남성민주공화국이라고 불리고 있는데 제가 저지하는
입장에서 나와 남성천하통일을 막았다"고 말문을 열어 김 대통령을 포함해
참석자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전교수는 또 "몇년전 과학기술처에서 과학기술부로 승격한후 과학기술자들
에게 여러가지 희망이 생겼는데, (정부조직 2차개편때) 한때 과학기술부가
없어진다고 해 분노하기도 했다"며 서슴없이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