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일제당 / 빈혈 치료제 ''에포카인'' ]

제일제당은 국내 최초로 빈혈치료제 "에포카인(물질명 에리스로포이에틴:
EPO)"의 상품화에 성공했다.

제일제당 연구진은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이대병원, 목동병원에서
임상실험 결과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고 올해부터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미국의 암젠사와 제네틱 인스티튜트사가 독점하고 있는 세계시장에도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EPO는 신장에서 생성되는 적혈구 생성 자극인자로 신장투석 환자와 수혈이
필요한 환자, 기타 빈혈치료제에 소용되는 의약품이다.

미국의 세계적 증권회사인 리먼 브러더스사가 발표한 "2000년대 초대형
의약품 품목"자료에 따르면 항궤양치료, 콜로니자극인자, 지질저하제 등과
함께 오는 2000년 연매출 20억달러 이상의 시장을 형성할 의약품으로 선정된
바 있다.

현재 EPO의 세계 시장규모는 18억달러로 단일 의약품으로는 전세계 의약품중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오는 2000년 초에는 시장규모가 3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시장규모는 1백억원 정도로 매년 급속 성장하고 있다.

그동안 이 제품은 고기술 첨단제품으로 미국의 암젠사와 제네틱 인스티튜트
사 등 일부 세계적인 생명공학 회사에서만 생산돼 왔으며 국내 제약회사들은
원료나 완제품을 수입해 사용해왔다.

제일제당은 수년간의 연구결과 지난해 세계에서 세번째, 국내 처음으로
에포카인의 상품화에 성공했다.

인체의 신장에서 만들어지는 적혈구 생성인자를 유전자 조작기술로 천연형
EPO를 대량 생산한 것.

기존 제품보다 유전자 전달물질과 신체내 EPO발현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뛰어나고 저가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이 제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주로 만성신부전증 환자.

알코올이나 만성피로 등으로 신장이 고장나면 에리스로포이에틴이라는
적혈구 생성인자가 만들어지지 않아 혈액생성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

결국 체내 노폐물을 밖으로 배출하지 못해 인체내 모든 조직기능이 마비되고
심하면 심장질환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해 생명을 잃게 된다.

악성 빈혈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적혈구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환자들에게 EPO를 인위적으로 투여하면 골수자극을 통해 적혈구
생성이 촉진돼 병세가 호전되고 생명을 연장시켜 주는 역할을 해준다.

특히 신장병 말기환자의 빈혈증세 치료를 비롯 최근에는 수혈전후의
수혈대체요법, 항암 화학요법 환자의 빈혈, 류머티스성 빈혈, 에이즈 환자의
빈혈, 자가수혈 등 적용범위가 여러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제일제당측은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고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며 "올해 60억원정도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