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유가격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올라가면서 물가당국에 비상이 걸
렸다.

1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합의에도 불구하
고 배럴당 13~14달러까지 오르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던 두바이산 원유가
격이 지난달 29일 14.18달러로 14달러선을 넘어선데 이어 31일엔 14.43달러
까지 치솟았다.

이같은 가격은 지난해 9월24일의 14.25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작
년 연평균 가격인 12.20달러보다는 2달러 이상 오른 셈이다.

또 배럴당 15달러를 넘지 못할 것이라던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도
지난달 25일 15.57달러를 기록한 후 상승세를 지속해 30일엔 16.81달러까
지 오르면서 17달러선에 바짝 다가섰다.

재경부 관계자는 당초 예상과 달리 산유국들이 실제로 원유생산량 감축
약속을 지키고 있는데다 미국내 정유공장들의 폭발사고가 잇따르면서 유가
가 급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하면 국내물가는 0.15% 올라가게
된다며 유가 급등세가 지속될 경우 물가는 정부의 금년 억제 목표선 3%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당초 올해 경제운용계획을 수립할 때 유가는 연평균 배럴당 13달
러를 기준으로 삼았다.

재경부는 또 최근 집값이 들먹거리고 있는 데다 경기회복세로 소비가 다
소 되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유가상승 까지 겹쳐 그동안의 물가안정이 크게
흔들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차병석 기자 chabs@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