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중 수입이 작년3월보다 12.8% 늘어 IMF이후 가장 많은 93억달러를
기록한 것은 내수가 점차 살아나고 있음을 말해준다. 수출이 1.9% 줄어들어
계속 부진한 양상인 것은 정말 우려해야할 일이지만, 도식적인 시각으로
수입증가 그 자체를 나쁘게 받아들이는 것은 적절한 분석이 아니다.

3월중 수입실적은 IMF가 시작되던 지난 97년12월의 1백2억달러를 훨씬
밑돈다는 점, 3월중 통관기준 무역수지 흑자가 24억달러에 달한다는 점에서도
수입증가 그 자체를 우려해야 할 이유는 아직 절실하지 않다고 본다. 3월중
수입이 늘어난데는 그동안 극히 부진했던 자본재수입이 20% 증가했기 때문
이란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휘발유소비가 1월 18.4%, 2월 29.4% 늘어나는 등 일말의 불안감을 갖게하는
측면도 물론 없는 것은 아니다. 작년 같은기간보다 4배나 늘어난 골프용구
수입, 크게 늘어난 자동차판매 등 고급품 소비증가추세만 보면 그렇다.
그러나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하려면 이 또한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이 오히려 타당하다. 소비가 되살아나지 않는한 공장이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고, 또 지난 1년은 내수위축이 경제를 짓눌러왔다는
점에서 소비증가추세는 우려할 요인이라고만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수출이 계속 부진한 것은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이다. 지난 2월의
16% 감소에서 3월에는 1.9% 감소로 호전됐다는 해석은 절대로 타당하지 않다.
2월중 16% 감소는 작년 1월에 있었던 구정이 올해는 2월이었기 때문에 감소율
이 더 크게 나타난 결과다. 바로 그런 숫자를 근거로 3월중에 수출이 나아졌
다고 풀이하는 것은 옳은 시각이 아니다.

현재 수출은 반도체 자동차 등 일부품목이 활기를 띠고 있기는 하지만
철강 석유화학 등 대부분의 품목이 여전히 부진한 양상이다. 수출업계에서는
무역금융확대 외환수수료인하 등 수출지원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수출부진은
갈수록 더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신용장내도액 등으로 미루어 4월에도 수출이
작년보다 늘어날 가능성은 없다는게 관계당국의 분석이기도 하다.

수출장애요인으로 국내금융을 꼽는 수출업자들이 지배적이란 점은 되새길
필요가 있다. 적어도 수출에 관한한 금융지원을 활성화하라는 고위정책당국자
들의 지시가 한두차례 있었던게 아니지만 현실은 별로 개선된게 없다는
얘기다. DA등 외상수출환어음 매입을 은행에서 기피하고 있는 현상은 여전
하고, 작년 한햇동안 급증한 법정관리 화의업체등의 경우 신용장이 있어도
수출금융을 받기가 용이하지 않다는 얘기다.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하는한 본격적인 경기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 내수가
되살아나는 것도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중소기업 등에 대한 신용장보증확대
등 무역금융 원활화대책이 나와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