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중국으로"

미국이나 프랑스 일본의 다국적 기업들이 그동안 도쿄 홍콩 싱가포르 등지에
둬왔던 아시아지역 본사를 중국으로 대거 이전하고 있다.

세계 4대 석유회사의 하나인 세브론석유는 올 연초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던 아시아지역 본사를 베이징으로 옮겼다.

지난달 중순에 열린 이 회사의 아시아지역 본사 개소식에는 우방권 국무원
부총리와 청화런 국가경제무역위원회 주임 등 중국 정부 고위인사가
참석하기도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동남아 각국이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아시아지역의 금융
투자 무역의 중심지가 홍콩 싱가포르 도쿄에서 중국으로 옮겨가는 추세"라며
"중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아시아시장을 호율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본사를 베이징으로 옮겨왔다"고 밝혔다.

독일 자동차회사인 포르쉐(세계 1백8위 기업)와 프랑스의 식의약품 회사인
푸메이더지("1백68위)도 각각 홍콩과 도쿄에 있던 아시아지역 본사를 올 연초
베이징으로 옮겼다.

통신업체 모토롤라와 에릭슨도 베이징에 아시아지역 본사를 세웠다.

현재까지 베이징에 지역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은 줄잡아 80여개사.

이들 다국적 기업의 관계자들은 무궁무진한 중국시장을 파고 들기 위해서도
그렇지만 거대기업들의 비즈니스 정보가 베이징으로 몰리고 있어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지를 베이징에서 관장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한다.

베이징 뿐 아니라 상하이로 아시아지역 본사를 옮기는 다국적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세계 화공분야의 선두주자인 루오나프랑크는 아시아태평양지역 본사를
상하이 푸동 신시가지에 설립했다.

세계적인 전기기기 제작회사인 ABB도 아시아지역 본사를 홍콩에서 상하이로
옮기기로 했다.

중국 인민대학의 장밍치우교수는 "다국적 기업들의 매출액중 중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커지기 때문에 아시아지역 본사를 중국으로 이전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라고 말하고 "올연말까지 전세계 5백대 기업중 3백개
기업 이상이 중국으로 지역본사를 이전하거나 1억달러 이상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베이징=김영근 특파원 ked@mx.cei.gov.c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