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이후 무릎관절에 흔히 생기는 퇴행성 골관절염.

과거만 해도 나이가 들면 저절로 생기거나 관절을 너무 써서 생기는 것으로
생각해왔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골관절염은 관절 연골세포의 기능에
이상이 있거나 관절연골이 회복될수 없을 정도로 큰 손상을 받아서 생기는
병으로 분석된다.

다시 말해 관리만 잘하면 골관절염에 걸리지 않고 평생 힘찬 걸음걸이로
거리를 활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무릎관절의 구조와 기능 =대퇴골과 하퇴골의 끝에는 관절연골이 붙어있다.

연골은 질기고 말랑말랑하고 미끈거리는 스펀지성 물질.

약간 푸른빛이 감돌며 하얗게 반짝거린다.

관절이 쉴 때는 관절연골에 윤활액이 흡수된다.

반대로 관절에 압력이 가해지면 연골 수축과 함께 윤활액이 빠져나간다.

윤활액이 걷거나 달릴 때마다 연골에 들어왔다 나갔다하면서 무릎의 충격을
완화시키는 작용을 하는 셈이다.

골관절염은 이러한 연골세포의 생리기능이 악화됐거나 연골에 과중한 부하가
걸려 연골이 정상적인 복구능력을 상실, 발생한다고 볼수 있다.

골관절염이 생기면 연골의 단백다당질이대부분 파괴된다.

결국 앙상한 가지처럼 말라 연골이 탄력을 잃게 된다.

<>무릎관절염의 원인 =확실한 원인 없이 노쇠로 연골이 닳아진 경우와
연골의 외상, 퇴화, 염증으로 인해 생기는 경우로 분류된다.

전자는 주로 여자에게서, 후자는 남자에게서 흔하게 나타난다.

후자는 주로 심한 육체노동, 잘못된 골절치료, 화농성.결핵성.류머티스성
관절염, 통풍 등에서 비롯된다.

유전적인 원인도 여기에 영향을 미친다.

연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교원섬유를 만드는 유전자에 23가지의 돌연변이가
나타날수 있다.

또 선천적으로 관절연골을 분해하는 MMP효소가 이를 억제하는 TIMP효소보다
강하게 작용해도 무릎관절염이 생기기 쉽다.

<>약물요법 =주로 비스테로이드성및 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연골파괴
억제제가 쓰인다.

그렇지만 이런 약들은 일시적으로 통증을 완화해주지만 연골세포의 파괴를
억제하지는 못한다.

게다가 장기간 사용하면 위장 신장 등에 장애를 일으킬수 있다.

이같은 문제점에 따라 최근에는 콘드로이틴 글루코사민 히알우론산 등
연골파괴억제제의 사용이 늘고 있다.

미국에서 환자 1천2백8명에게 글루코사민을 투약한 결과, 6~8주후 94%의
환자에게서 통증억제 효과가 나타났다.

이중 히알우론산은 연골에 있는 단백다당질의 주요 성분으로 콘드로이틴과
케라탄이 결합한 물질이다.

친수성이 강해 물분자를 끌어들여 관절연골의 탄력성을 높인다.

또 활액막의 점성과 탄력을 증가시켜 연골손상을 지연시키는 효능도 있다.

그러나 연골파괴를 근본적으로 방지하는 효과가 있는 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수술요법 =무릎의 약 5mm를 절개한뒤 관절내시경을 넣는 수술이 가장
보편화돼 있다.

보통 관절의 울퉁불퉁한 부위를 갈거나 절제해 말끔하게 만든다.

또 연골밑 뼈에 구멍을 뚫거나 일부러 미세골절을 일으킨다.

관절내 염증으로 인해 활막이 증식돼 있으면 이를 제거한다.

이같은 방법으로 연골의 일부를 재생할 수 있다.

조직손상이 거의 없는 것이 장점이다.

또 수술후에도 통증과 합병증이 적고 입원기간도 단축되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연골 파괴를 억제하거나 연골재생을 촉진하는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상완화에 그치다는 얘기다.

이에따른 대체치료 방법이 연골을 체외에서 배양, 이식하거나 인공무릎관절
을 심는 것이다.

그런데 환자의 정상연골을 채취,배양해 이식하려면 두번이나 수술을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뒤따른다.

감염의 위험성도 있으며 비용이 많이 든다.

염증 부위가 넓을 경우 시행할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인공관절이식은 단 한번의 수술로 끝나고 비용이 적게 들다.

염증이 생길 확률도 거의 없다.

고령환자나 증상이 심한 환자에게 권장되며 치료후에는 다소 과격한 운동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대퇴골과 하퇴골(경골)이 비정상적으로 맞물려 통증을 유발하면 하퇴골의
일부를 끊어 굴곡을 바로 잡아주면 된다.

건강한 연골면으로 하중이 실려 통증을 줄이고 병세의 급속한 악화도 막을
수 있다.

주로 65세이하의 건강한 환자에게 실시된다.

한편 내시경을 동원해 레이저로 병의 원인이 있는 조직을 태워없애는 수술이
있다.

다만 이 수술은 레이저 열이 주위의 정상 연골과 뼈조직을 파괴할수 있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 정종호 기자rumba@ >

* 도움말:민병현 아주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배대경 경희의료원 정형외과 교수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