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게 섰거라"

보안감시시스템 전문업체인 성진씨앤씨(대표 임병진)가 주문형 반도체(ASIC)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독자적인 디지털 영상및 음성압축알고리즘을 집적시킨 반도체칩이 올해 5월
이후 줄줄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 칩들은 현재 개발이 진행중인데도 불구하고 국내외에서 수십만개의 예약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이 회사는 앞으로 반도체칩 개발에 집중 투자, 컴퓨터칩의 대명사인 인텔의
신화를 무너뜨리겠다는 야심찬 비전을 세우고 있다.

성진씨앤씨는 지난해 하반기 디지털보안감시시스템(제품명 DiSS)을 내놓아
시큐리티시장에 지각변동을 불러왔다.

한국신기술(KT)마크를 획득한 하이브리드 MPEG-Wavelet (웨이블렛) 방식은
차세대 압축영상통신기술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선 영종도신공항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컨벤션센터 센트럴시티등
대형 건설현장에 들어갈 예정이다.

DiSS는 세계 최대의 시큐리티시장인 미국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보안기기박람회(ISC)에서 모토로라 소니
필립스등 세계적인 디지털영상업체를 놀라게 했다.

임병진 사장은 "이들중 상당수가 전략적 제휴를 제안해왔다"고 말했다.

특히 NASA(미국항공우주국)는 산하기관 2백80여곳에 DiSS를 깔기 위해
테스트용 샘플주문을 냈다.

NASA는 당초 미국 업체의 보안감시시스템을 선정했으나 박람회에 출품된
DiSS를 본후 설치기종을 바꿔버렸다.

성진씨앤씨는 이러한 첨단 기술력을 발판으로 주문형 반도체 사업에 본격
진출키로 했다.

많은 인력과 비용이 소요되는 완제품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핵심부품과
신기술에 개발력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임 사장은 "올해 DiSS 전용칩(6월) 컬러쿼드칩(5월) 디지털멀티채널음성저장
칩(10월)등 3개의 반도체칩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핵심기술을 선도하는
연구중심기업으로 뿌리내리는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를위해 ASIC 전문업체인 인타임테크놀로지와의 공동개발에 10억여원을
투입하고 있다.

아울러 ASIC업체를 아예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의 가장 큰 무기는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이를 신기술과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개발력이다.

여기에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마케팅과 경영전략이 3박자를 이루고 있다.

창업한지 1년반밖에 안됐지만 현인원이 40명을 넘어서고 있다.

연구인력이 전직원의 절반인 20명.

석.박사급 연구원만 16명이다.

이 회사는 경영진이 효율적인 역할분담체제를 이루고 있다.

임 사장은 개발스케줄과 사업방향에 대한 조감도를 그릴 뿐 세부적인 기술
개발 기획관리 영업등은 이사들에게 맡기고 있다.

임 사장의 서울대 기계공학과 후배인 임인건 부사장은 연구소장을 겸임,
연구프로젝트와 제품화를 전담하는 아이디어뱅크다.

임 부사장은 컴퓨터 공학도에게 잘 알려진 "터보C정복"의 저자로도 유명
하다.

임 사장과 대학동기로 대우 고등기술연구원 출신인 김창수 이사는 마케팅과
관리업무를 담당하며 이광용 이사는 해외영업을 총괄한다.

임 사장은 "반도체칩 개발과 별도로 SI(시스템통합)사업에도 진출할 계획"
이라며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세계에서 종업원 1인당 당기순이익이
가장 많은 기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02)525-7720

< 정한영 기자 ch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