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과 전망] 전 멕시코대통령 '미국 신자유주의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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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제이션이 유일한 길임을 강요하고 있는 미국식 신자유주의는
아시아 금융위기를 계기로 허구임이 드러났다"
카를로스 살리나스 전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식 신자유주의"를 강하게
비판하고 그 대안으로 "시장다양성(market pluralism)"을 제시했다.
그는 시장다양성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로 무역 및 자본자유화로 인한
부작용 최소화, 정부와 민간기업간의 새로운 관계 설정 등을 들었다.
특히 강력한 민주주의 제도의 뒷받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정리=김수찬 기자 ksch@ >
----------------------------------------------------------------------
아시아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브라질 에콰도르 등 중남미로 확산됐다.
금융위기 전파 과정은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맹신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입증했다.
요동치는 금융시장은 실물경제에 치명타를 날렸다.
결국 금융위기국들은 경제성장과 사회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선 "변덕스러운"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대신 저축 등 자국의 내부자원에
기대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을 깨달게 됐다.
이들 국가들은 또 국경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자본 이동의 폐해로부터 스스로
를 방어하기 위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소중한 교훈도 얻었다.
이번 금융위기는 무엇보다 경제의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tion.세계화)"
이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을 가르쳐 줬다.
일부 개도국들이 세계화로 이익을 얻었을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개도국들은
많은 것을 빼앗겼다.
세계화는 엄청난 희생과 대가를 요구했으며 결국 각국간 경제력의 격차만
넓히는 결과를 초래했다.
냉전 종식에서부터 아시아 금융위기 발생에 이르기까지 최근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정치.경제적 현상들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친 것은 바로
"워싱턴 컨센서스(consensus.합의)"였다.
워싱턴 컨센서스는 미국의 "신자유주의" 사상을 그 배경에 깔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자본이동의 자유를 옹호하며 동시에 재정과 금융의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결국 전세계 모든 나라들에게 미국의 정치.경제적 시스템을 그대로
빼닮아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신자유주의에 따르면 세계화는 곧 미국화다.
신자유주의는 또 국제통화기금(IMF)의 기본 정신이자 주요 "무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모든 나라가 자유와 번영을 누리기위해 걸어야 할 유일한 길이라는
미국식 신자유주의는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아시아 금융위기가 그 증거다.
아시아 금융위기와 심각한 후유증은 신자유주의의 비효율성과 무책임성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따라서 미국 주도의 신자유주의는 마땅히 "시장다양성(market pluralism)"
의 개념으로 대체돼야 한다.
신자유주의를 대신할 시장다양성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세계경제가
결코 보호주의나 인민주의로 후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수출위주의 성장전략 만을 뜻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한마디로 신자유주의에 대한 새로운 대안은 시장경제에 뿌리를 둬야 한다.
그렇다고 국제금융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도 안된다.
또한 새 대안은 모든 인간의 요구를 어느정도 충족시켜줄 수 있어야 한다.
즉 아시아위기에서 처럼 대다수 국민들이 빈곤과 좌절속에서 헤매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경제적 자유와 번영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시장다양성을 이루는 주요 요소들은 어떤 것이 있는가.
먼저 무역과 자본자유화로 인해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 자본 뿐만 아니라 노동력도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물론 단계적으로 서서히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국의 금융기관들을 효율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어야 한다.
단기자본에 대한 "선택적" 통제도 필요하다.
또 각국 정부와 노동조합간에 노동인력의 타국 이주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둘째, 민영화만이 부를 창출한다는 신자유주의적 발상을 더이상 맹신해서는
안된다.
정부와 민간기업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실용적인 파트너쉽을 구성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
물론 이같은 협력관계는 중앙집권적인 관료주의가 만들어낸 기존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대신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및 기술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셋째, 외국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국내 공공 및 민간저축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저축을 의무화하는 관련법을 제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퇴직금 제도처럼 소득의 일정비율을 "강제로" 저축하도록 하는 것이다.
넷째, 소비관련 세수를 늘려 세계화의 부작용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소외계층을 위한 재원으로 써야 한다.
인프라와 직업교육 프로그램등에 투입하는 것이다.
이들에게도 일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주고 기회가 왔을 때 언제든 잡을
수 있도록 충분한 교육을 뒷받침해 줘야 한다.
이를통해 사회적 불안요소를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선 충분한 세수확보가 중요하다.
그렇다고 누진적인 소득세율을 마냥 올릴 수는 없다.
다른 나라와도 비교가 되기 때문이다.
소득세율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조세저항에 부딪힐 수도 있다.
해결책은 단일화된 소비세를 재조정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휘발유 소비에 대한 중과세를 통해 누진효과를 극대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새 대안을 구성하기 위한 이같은 요소들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강력하고도 직접적인 민주주의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만일 정치적 자유가 결핍됐다면 어떠한 경제시스템도 제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다.
정치적 자유는 활력넘치는 사회를 가능케하고 기업인이나 정치인들의
책임감을 고취시키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시민사회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이렇게 해야 지나친 정부간섭과 시장실패가 균형을 찾을 수 있다.
오늘날 그 누구도 시장의 중요성과 가치를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세계화가 곧 시장을 형성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미국식 신자유주의가 유일한 선택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경제주체들로
하여금 시장에 등을 돌리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시장을 적으로 만들게 한다는 얘기다.
< LA타임스신디케이트 독점전재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6일자 ).
아시아 금융위기를 계기로 허구임이 드러났다"
카를로스 살리나스 전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식 신자유주의"를 강하게
비판하고 그 대안으로 "시장다양성(market pluralism)"을 제시했다.
그는 시장다양성을 구성하는 주요 요소로 무역 및 자본자유화로 인한
부작용 최소화, 정부와 민간기업간의 새로운 관계 설정 등을 들었다.
특히 강력한 민주주의 제도의 뒷받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정리=김수찬 기자 ksc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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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브라질 에콰도르 등 중남미로 확산됐다.
금융위기 전파 과정은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맹신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입증했다.
요동치는 금융시장은 실물경제에 치명타를 날렸다.
결국 금융위기국들은 경제성장과 사회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선 "변덕스러운"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대신 저축 등 자국의 내부자원에
기대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을 깨달게 됐다.
이들 국가들은 또 국경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자본 이동의 폐해로부터 스스로
를 방어하기 위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소중한 교훈도 얻었다.
이번 금융위기는 무엇보다 경제의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tion.세계화)"
이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을 가르쳐 줬다.
일부 개도국들이 세계화로 이익을 얻었을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개도국들은
많은 것을 빼앗겼다.
세계화는 엄청난 희생과 대가를 요구했으며 결국 각국간 경제력의 격차만
넓히는 결과를 초래했다.
냉전 종식에서부터 아시아 금융위기 발생에 이르기까지 최근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정치.경제적 현상들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친 것은 바로
"워싱턴 컨센서스(consensus.합의)"였다.
워싱턴 컨센서스는 미국의 "신자유주의" 사상을 그 배경에 깔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자본이동의 자유를 옹호하며 동시에 재정과 금융의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결국 전세계 모든 나라들에게 미국의 정치.경제적 시스템을 그대로
빼닮아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신자유주의에 따르면 세계화는 곧 미국화다.
신자유주의는 또 국제통화기금(IMF)의 기본 정신이자 주요 "무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모든 나라가 자유와 번영을 누리기위해 걸어야 할 유일한 길이라는
미국식 신자유주의는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아시아 금융위기가 그 증거다.
아시아 금융위기와 심각한 후유증은 신자유주의의 비효율성과 무책임성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따라서 미국 주도의 신자유주의는 마땅히 "시장다양성(market pluralism)"
의 개념으로 대체돼야 한다.
신자유주의를 대신할 시장다양성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세계경제가
결코 보호주의나 인민주의로 후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수출위주의 성장전략 만을 뜻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한마디로 신자유주의에 대한 새로운 대안은 시장경제에 뿌리를 둬야 한다.
그렇다고 국제금융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도 안된다.
또한 새 대안은 모든 인간의 요구를 어느정도 충족시켜줄 수 있어야 한다.
즉 아시아위기에서 처럼 대다수 국민들이 빈곤과 좌절속에서 헤매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경제적 자유와 번영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시장다양성을 이루는 주요 요소들은 어떤 것이 있는가.
먼저 무역과 자본자유화로 인해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 자본 뿐만 아니라 노동력도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물론 단계적으로 서서히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국의 금융기관들을 효율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 있어야 한다.
단기자본에 대한 "선택적" 통제도 필요하다.
또 각국 정부와 노동조합간에 노동인력의 타국 이주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둘째, 민영화만이 부를 창출한다는 신자유주의적 발상을 더이상 맹신해서는
안된다.
정부와 민간기업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실용적인 파트너쉽을 구성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
물론 이같은 협력관계는 중앙집권적인 관료주의가 만들어낸 기존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대신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및 기술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셋째, 외국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국내 공공 및 민간저축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저축을 의무화하는 관련법을 제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퇴직금 제도처럼 소득의 일정비율을 "강제로" 저축하도록 하는 것이다.
넷째, 소비관련 세수를 늘려 세계화의 부작용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소외계층을 위한 재원으로 써야 한다.
인프라와 직업교육 프로그램등에 투입하는 것이다.
이들에게도 일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주고 기회가 왔을 때 언제든 잡을
수 있도록 충분한 교육을 뒷받침해 줘야 한다.
이를통해 사회적 불안요소를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선 충분한 세수확보가 중요하다.
그렇다고 누진적인 소득세율을 마냥 올릴 수는 없다.
다른 나라와도 비교가 되기 때문이다.
소득세율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조세저항에 부딪힐 수도 있다.
해결책은 단일화된 소비세를 재조정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휘발유 소비에 대한 중과세를 통해 누진효과를 극대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새 대안을 구성하기 위한 이같은 요소들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강력하고도 직접적인 민주주의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만일 정치적 자유가 결핍됐다면 어떠한 경제시스템도 제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다.
정치적 자유는 활력넘치는 사회를 가능케하고 기업인이나 정치인들의
책임감을 고취시키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시민사회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이렇게 해야 지나친 정부간섭과 시장실패가 균형을 찾을 수 있다.
오늘날 그 누구도 시장의 중요성과 가치를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세계화가 곧 시장을 형성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미국식 신자유주의가 유일한 선택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경제주체들로
하여금 시장에 등을 돌리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시장을 적으로 만들게 한다는 얘기다.
< LA타임스신디케이트 독점전재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