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간 부산 상권을 장악하기 위한 2라운드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시내 중심부인 서면에 진출하지 1년여만에 향토백화점을 초토화시킨 두
거대 백화점은 이제 해운대 북구 등 외곽지역에서 또 한차례의 격돌을 준비
중이다.

이들 백화점의 전략은 특히 지역상권을 선점하는 것 외에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대형 할인점의 "길목 차단"이라는 의도도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운대구는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부산 최대의 신시가지 지역.

두 백화점은 이 일대의 상권에 확실히 뿌리내림으로써 기존 고객의 "시내
쇼핑"을 원천적으로 막는다는 전략이다.

우선 롯데의 경우 해운대 신시가지내에 매장 면적 1천7백평의 대형 할인점인
마그넷을 내년에 오픈한다.

현대도 수영만 일대에 들어서는 국제무역전시장 인근에 1만여평의 백화점과
호텔을 건립, 정면 맞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부산의 마지막 황금상권으로 불리는 북구 덕천동에서의 경쟁도 치열하다.

롯데는 이 지역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북구는 물론 양산지역의 고객을 유치
하기 어렵다고 보고 덕천로타리 인근에 백화점 건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특히 지하철과 연결되는데다 백양산 터널도 가까워 시내로 들어가는
고객과 사하구에 위치한 홈플러스, E마트 등 대형할인점으로 향하는 고객을
붙들 수 있는 최적지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향토백화점인 태화쇼핑의 최대 주주로 부상한 현대는 태화의 기존
계획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즉 태화측이 이미 북구 덕천동 350번지 일대에 8천여평 규모의 백화점 건립
계획을 수립한 상태인 만큼 이를 기본 계획으로 해 상권장악에 나선다는 것.

백화점 관계자는 "유통업체는 시내와 해운대, 북구지역 등 부산의 핵심상권
을 장악하지 못할 경우 더 이상의 성장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따라서 두
대형 유통업체는 이들 지역의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부산=김태현 기자 hyun11@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