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의 독립선언"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3월말부터 시작된 "기관 장세"에 대해 이제는 외국인이 "눈치보는" 단계로
까지 발전되면서 국내 기관의 움직임이 태풍의 눈으로 등장했다.

국내 기관은 외국인의 공백을 메우는데 머물지 않고 이제 증시의 물줄기를
좌우하는 큰 손이 됐다.

기관장세를 이끌고 있는 투자신탁과 증권.생명보험의 투자행태를 보면 이번
상승장은 일단 종합주가지수 700선에서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기관들은 주가가 단기적으로 크게 올라 추가매수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탓이다.

숨고르기를 기다려 차익을 실현한 뒤 저가매수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외국인들도 이런 흐름속에 교체매매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투신동향 ="바이코리아"를 내세워"투신장세"를 이끌고 있는 현대투신운용
은 4월에도 5천억원이상(3월중에는 7천억원)을 주식매수에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바이코리아의 판매에 따라 주식매수 여력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최소한
1조원이상이 팔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주가가 이미 많이 오른만큼 성급한 추격매수는 자제한다는 전략이다.

최대문 현대투신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지난 3월중 7천억원 가량을 순매수한
데 이어 매수우위 기조는 유지할 것이나 주가를 끌어올리며 사기는 부담스러
워 당분간 쉬는 국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인수 한국투신 주식운용팀장도 "주식형 수익증권의 판매에 초점을 맞춰
2천억원정도의 매수여력이 있으나 당장은 교체매매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생명보험 =투신에 이어 기관장세의 주역인 증권.생보사들도 매수
우위를 이어가되 당분간은 관망자세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김극수 대우증권 상품운용팀장은 "지난 3월중순이후 주식을 사기만 하고
거의 팔지는 않았다"며 "앞으로 저점매수에 나섬으로써 수백억원가량을
추가로 매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팀장은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비율이 현재 자기자본의 10%정도인데
앞으로는 10~15%범위에서 운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경수 삼성생명 주식운용부장은 "종합주가지수 700 아래에서는 구조조정
성공주 현금흐름우량주 수익성호전주를 선별 매수할 것"이라며 "총자산의
1~2%인 3천5백억~7천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해 저점매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찬우 교보생명 주식운용부장은 그러나 "주가가 많이 오른만큼 매도타이밍
을 찾고 있다"며 "앞으로도 매수보다는 매도에 치중할 것"이라고 말해 상반된
견해를 나타냈다.

<>외국인 =부활절 휴가를 끝내고 돌아온 외국인들은 매매규모를 크게 줄인뒤
기관들의 눈치를 살피는 양상이다.

쟈딘플레밍증권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증권.은행주를 중심으로 소폭의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기관의 매매동향을 살펴가며 교체매매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신장세"에선 "외국인장세"때 사뒀던 종목을 팔고 그동안 상대적으로
시세를 내지 않았던 "2류종목"들로 매기가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전략 =단기고점에 대한 경계심을 갖고 투자에 나서는게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관과 외국인들이 고수익을 낸 종목들을 내다파는 단계가 임박했기 때문에
추격매수는 단기적으로 위험해 보인다는 설명이다.

다만 조정을 보이더라도 장세를 살아있다는 관점을 갖고 조정시 기관선호주
를 중심으로 물량을 늘려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