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리가 6일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처음으로 국무위원을 직접 지명,질문하고 관련 보고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그간의 국무회의 관행상 국정의 구체적 현안에 대해서는 김 대통령이 특정
장관을 지명해 질문하고 보고를 받는 형식을 취해왔기 때문이다.

김 총리는 할 말이 있을 경우 김 대통령의 양해를 구하고 "당부성 지시"
형식으로 발언하는 것이 관례였다.

김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가 열리자 김 대통령으로부터 사회봉을 건네받은
뒤 박태영 산업자원부장관을 지명했다.

"산유국들이 유가를 올리려고 감산한다고 하는데 이에대한 우리 정부의
대책과 조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김 총리가 던졌다.

박 장관은 "사우디를 포함한 산유국은 유가를 배럴당 13~15달러 선에서
안정시키려는 것으로 보이며 이에따라 유가는 평균 14달러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고했다.

박 장관은 이어 "유가가 이 수준으로 오르면 우리나라로서는 연간 22억~
26억달러의 무역흑자감소가 예상되며 소비자 물가에 0.2~0.3%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석유량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총리는 이어 홍순영 외교통상부장관에게 "코소보 사태가 확산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없느냐"고 물었다.

홍 장관은 "항공모함 키티호크호가 페르시아만으로 이동, 극동의 미국군사력
이 약화되고 있으나 이를 보완하기 위해 미국이 보완 조치를 취하고 있어
우리 안보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보고했다.

홍 장관은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밀로셰비치의 가혹행위에 대해
개입한 사례가 평양정권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
였다.

총리실의 한 고위 관계자는 "국무회의에서는 국정에 관한 모든 문제가 논의
되어야 하는만큼 총리가 국무위원들에게 질문한 것을 두고 특별한 시각을
가질 필요는 없지 않느냐"며 특별한 의미부여를 경계했다.

한편 이날 예정됐던 김 대통령에 대한 김 총리의 주례보고는 오후 국회에서
진행된 긴급현안질문 때문에 취소됐다.

< 양승현 기자 yangs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