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반도체산업의 반영도를 높이는 등 산업생산지수를 큰폭 조정했다.

이에따라 올들어 산업생산 증가율이 지난해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최근 연구기관들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조정한 데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같은 지수조정 사실이 제대로 통보되지 않아 연구원들과 정책
관계자들이 혼선을 겪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8일 "98년도 산업생산지수의 오류를 수정하는 보정작업
과정에서 큰 폭의 변화가 있었다"며 "올들어선 적어도 1%포인트이상 생산
증가율을 높이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매년말 지수보정작업을 해왔으나 대부분 조정폭이 0.1-0.2%포인트
에 불과했다.

산업생산지수의 기준이 이처럼 큰 폭으로 바뀐 것은 한국은행이 지난해 7월
생산자물가지수의 기준연도를 90년에서 95년으로 바꿨기 때문.

이에따라 반도체 등의 가격하락이 반영돼 생산물량은 더 늘어난 것으로
표시된다.

산업생산은 물량을 기준으로 조사하지만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은 물량조사가
쉽지 않아 생산액을 물가지수로 나누는 방식으로 생산증가를 산출하고 있다.

통계청은 반도체의 지수영향력이 커지자 반도체에 대해서만 부가가치율을
하향조정, 반도체의 영향력을 부분적으로 상쇄시켰으나 일관성 상실이라는
또다른 흠집이 생겼다.

이와관련, 통계청의 박화수 경제통계국장은 "통계엔 추세가 중요하고 추세를
정확히 읽기 위해서는 보정에 따른 일시적인 충격이 불가피하다"며 "지난해
기업도산 등의 변동요인이 많았을 뿐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연례적인 보정작업의 일환이라 관계부처와의 상의없이 내부적으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매달 47개 사무소와 출장소를 통해 6백65개 주요품목을 생산하는
7천6백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산업활동동향을 조사, 산업생산증가율 등을
발표하고 있다.

이 산업활동동향은 경기흐름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 김성택 기자 idnt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