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한 친구가 회사에서 받았다며 문화상품권이 있으니 함께 영화를
보러 가자고 했다.

일요일에 만나 근처 영화관으로 갔다.

대한극장에 문화상품권을 제시하자 "이곳에서는 문화상품권을 받지 않는다"
고 했다.

할 수 없이 현금을 주고 입장표를 샀다.

영화는 재미있게 봤지만 꽤 유명한 대한극장에서 문화상품권을 받지 않는
다는게 이상했다.

도대체 어디에서 문화상품권을 쓸 수 있는 지 답답했다.

다음주에 그 친구를 다시 만났다.

"문화상품권은 아직 이용가능한 곳이 많지 않아 사용할 때는 사전에 확인
해야 한다"며 미안해 했다.

문화상품권은 아직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연극 영화 등 각종 문화생활
과 관계있는 품목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권이다.

요즘 TV나 신문에서 문화상품권에 대해 광고를 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사용하기가 이렇게 어렵다는 건 말이 안된다.

이용자들은 힘들여 문화상품권이 이용가능한 곳을 찾아 다니거나 아니면
취급하는 곳이 더욱 보편화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어디에 사용해야 할 지도 모르는 상품권을 갖고 다니거나 누구에게 선물로
주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이러한 불편이 서울이 아닌 지방인 경우 더 심할 것이다.

하루 빨리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문화상품권의 정착은 힘들 것이다.

< 이형관 서울 용산구 원효로2가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