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체제가 시작된 지 1년이 넘었다.

정부의 적극적인 해외자본 유치에 힘입어 외환보유고가 5백억달러를 넘어
그런대로 외환위기는 넘긴 것같다.

그러나 과연 우리가 IMF이전과 같이 "과소비"소리를 들어가면서까지 해외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해외여행을 인위적으로 제한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의 국가경제가 귀중한 외화를 소비하면서 해외여행을 해도 좋은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의 과소비 풍조는 해외로 떠나는 내국인 관광객의 증가만이 아니다.

골프용구 등 과소비의 대명사가 될 수 있는 수입품이 최근 두배이상 늘었
다고 한다.

백화점은 저가상품보다 고가상품으로 매출을 늘리고 있다.

30만원, 50만원짜리 상품권까지 등장하고 있으니 과소비를 조장하는 행위가
아니고 무엇인가.

실업자가 1백6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노숙자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3,4월부터는 공공부문을 비롯한 각종
사업장에서 더 많은 인원들이 퇴출될 형편에 놓여있다.

대학을 졸업한 고급인력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아직도 구조조정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IMF체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또 언제까지 지속될 지도 모른다.

과소비에 따른 경제지표의 상승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금부터 우리는 더 어려운 경제환경에 처할 수 있다.

2백만명까지 예상되는 대규모의 실업자들이 거리에 방황하면서 사회불안이
야기될 때 그래도 "나만은 예외"라고 과소비를 할 수 있겠는가.

과소비는 결국 나자신은 물론 우리경제도 좀먹는다는 사실을 새삼 명심해야
할 일이다.

< 최용기 광주 광산구 선동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