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서체를 컴퓨터상의 활자로 만들어주는 폰트(글꼴)파일은 저작권
보호대상이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4부(재판장 곽동효 부장판사)는 12일 윤디자인 등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업체 5개사가 "글꼴 디자인을 무단으로 도용당했다"며
한모(41)씨를 상대로 낸 저작권침해금지 가처분신청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저작권은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닌 표현 방식의
독창성이 존재해야 보호받을 수 있다"며 "폰트 파일은 이미 개발된
한글 서체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누가 프로그램을 개발하더라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는 만큼 창작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지금까지 한글 서체 및 폰트 파일의 법적보호를 요구해
온 관련 업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글꼴 개발업체(폰트메이커)인 서울시스템의 윤광용실장은 "폰트파일은
글자의 크기 두께 꼬리 등을 컴퓨터상에서 독창적으로 디자인한
소프트웨어"라며 "이번 판결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디자인
사업과 소프트웨어의 저작권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디자인 등은 지난 95년 "윤서체" "참한글" "묵향" "한메글꼴모음"등
폰트파일을 개발했으나 한씨가 유사한 글꼴을 이용해 전문가용 서체
등을 만들어 판매하자 소송을 냈다.

< 손성태 기자 mrhan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