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이 우울증 치료에 얼마나 도움을 줄까.

프로이트는 "미래에 대한 환상"이란 글에서 "종교란 인류의 우주강박관념증
적 신경증상이며 신앙의 가르침은 신경과민의 유물"이라고 말했다.

이런 프로이트의 견해는 어쩌면 종교에 대한 그 자신의 부정적인 경험이나
잘못된 신앙을 바탕으로 정신이상 환자를 치료한 데서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듀람듀크 의과대학의 "종교와 정신건강연구
센터" 이사장인 하롤드 코엔박사는 이런 견해에 반론을 편다.

코엔 박사는 "신앙이 중요하다고 믿는 우울증환자가 그렇지 않는 사람에
비해 더 빨리 회복됐다"고 밝혔다.

그는 병원에 입원한 60세이상의 우울증 환자 26명에 대해 우울증이 생긴
원인과 나이 인종 성별 교육 육체적건강 정신적히스테리 스트레스 삶의질
등의 특징을 조사했다.

또 약물요법 정신요법 등 여러 치료법의 효과도 비교분석했다.

환자중 절반이 우울증으로부터 회복됐는 데 특별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통계적으로 볼때 26명중 4명은 아주 급속하게 회복됐다.

사회적 후원, 신체적 건강, 일상활동 능력, 자기 건강관리 등의 항목으로
평가할 때 삶의 질이 높으며 가족중 정신병을 앓은 사람이 적고 "내재된
신앙심"이 깊을수록 우울증에서 빨리 회복됐다.

내재된 신앙심의 개념은 1950년대 하버드 의대 정신과 의사인 죠던 알포트
가 발전시킨 것이다.

정체성의 주된 동기를 신앙에서 찾는 것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그동안 다른 연구들은 내재된 신앙심이 중요하긴 하지만 궁극적인 의미
까지는 띠지 않으며 가능하면 종교적 믿음과 다른 치료처방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코엔박사의 연구에서 우울증환자의 64%는 종교가 건강악화를 극복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중 33%는 종교를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추적검사 결과 그들의 말은 옳았다.

내재된 신앙심은 우울증을 빨리 회복시켰을 뿐 아니라 신체적 건강도 비교적
좋게 했다.

예민한 신경증 질환 입원자 8백50명에 대한 다른 연구에서도 병을 극복
하는데 신앙심이 중요하다고 믿는 환자에게서 치료도중이나 퇴원후 6개월
동안 우울증이 덜 나타났다.

환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신앙은 고통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회복을
부추키는 조절감각을 자극한다는 결론이 나왓다.

따라서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들에게 건전한 신앙심을 갖도록 도와주는게
바람직하다.

정신과의사들이 환자들에게 믿음에 관한 질문을 자주 하는게 좋을 것같다.

명심할 점은 환자들에게 안락함과 희망을 주어 용기를 북돋아 주는데
목적을 둬야 하며 의사자신의 개인적 가치나 신앙심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 서울중앙병원(하버드의대 협력의료기관) 국제교류지원실 제공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