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이하 그룹과 중견 대기업의 구조조정수단으로 도입된 워크아웃이
절름발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13일 쌍용건설 동양물산기업 동국무역 제철화학 한창
진도 동아건설 남선알미늄 등 워크아웃에 모범적인 8개기업 대표를 초청해
격려했다.

하지만 작년부터 시행된 이름도생소한 이 제도는 성공적이라는 평을 듣지
못하고 있다.

물론 금감위는 아직 워크아웃의 성패여부를 판단하는 이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과 기업주, 주채권은행, 금감위및 기업구조조정위원회 등
워크아웃 당사자 3자의 소극적인 자세로 워크아웃은 험난한 길을 걷고
있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우선 기업들은 경기가 호전기미를 보이면서 워크아웃신청을 피하고 있다.

지난 3월 25일 부도가 날뻔해 어쩔수 없이 신청한 신동방그룹을 빼고는
작년 11월이후 6-64대중 워크아웃신청기업이 없다.

기업주는 경영권을 뺏길 것을 우려한다.

또 사업전망을 부풀림으로써 적정한 채무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워크아웃기업은 부도위기를벗어난 틈을 활용, 자구노력을 게을리
하면서 손실분담을 꺼리고 있다.

이 때문에 워크아웃기업 81개중 기업개선약정을 체결한 65개업체의 자구
노력 이행실적이 지난 3월말 현재 계획대비 9%에 머물고 있다.

기업주의 의지를 나타내는 사재출연의 경우 벽산건설 김희철 회장이
2백35억원, 동아건설 최원석회장이 1백3억원의 개인재산을 증여한 이외에는
일동제약(윤원영) 9억원, 화성산업(이인중) 3억원 등 총 3백50억원에 그쳤다.

주채권은행도 제역할을 못하고 있다.

워크아웃기업이 엉터리로 만든 실사자료를 묵인하거나 경영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에 대한 제재를 게을리하고 있다.

금감위도 워크아웃을 정착시키는데 말만 앞세우고 있다.

워크아웃이 5대그룹 구조조정에 가려 일반국민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데다 누적된 부실로 인해 망해야 할 기업을 구제해 주는 제도로
오해받고 있어도 이를 정확하게 홍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헌재 위원장은 앞으로도 워크아웃을 적극 추진하고 워크아웃기업중
자구노력이 미흡한 기업은 퇴출시키는 등 워크아웃을 기업구조조정의 유효한
수단으로 활용하겠다고 의지를 밝혀 새로운 변화가 예상된다.

금감위는 추가선정의지를 확고히 밝혔고 워크아웃을 제대로 못하는 기업은
과감하게 중단, 퇴출시키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워크아웃신청을 망설이는 기업이나 워크아웃에 들어가 구조조정을 제대로
못하는 기업들은 적잖은 부담을 않게 됐다.

금감위 기대대로 워크아웃을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은행부실이
늘어나고 그 부담은 국민이 지게 된다.

워크아웃기업이 지고 있는 총 채무는 33조3천억원.

이중 금리를 낮춰 주기로 한 것이 27조원, 주식으로 전환키로 한 것이
3조7천억원에다 신규여신은 2조1천억원이 약속돼 있다.

워크아웃기업이 부실화되면 은행도 엄청난 손실을 입게돼 있다.

< 고광철 기자 gwang@ >

[ 6~64대 그룹 구조조정 현황 ]

<> 기업개선작업 추진 : 쌍용 고합 동아건설 아남산업 신호 갑을 동국무역
거평 우방 벽산 진도 신원 강원산업 세풍 신동방
대구백화점(16개 그룹)

<> 법정관리 : 한일 통일 해태(3개 그룹)

<> 자체구조조정 : 두산 금호 효성 한솔 대상(40개 그룹)

계 : 59개 그룹

<> 기부도 발생 : 기아 한보 삼미 한신공영 대농 뉴코아 수산중공업 한라
청구 진로 나산* 극동건설* 두레* 보성* 화승

* 98년 1월이후 부도 발생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