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기까지는 "미국기업은 웃고 일본기업은 우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양국 기업들이 잇따라 경영실적을 발표하고 있으나 희비가 교차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 모토로라 메를린치 등 미국 주요기업들은 13일 지난 1.4분기 경영실적
이 전년동기수준을 웃돈다고 밝혔다.

세계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은 이 기간중 순이익이 20억달러로 57% 증가했다
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주당순이익도 57센트로 뛰었다.

회사대변인은 "세계시장에서의 가격조정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다"며
"펜티엄III와 같은 후속제품들도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모토로라 역시 1.4분기중 순익이 1억7천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천만달러
가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72억달러, 주당순이익은 28센트였다.

크리스토퍼 갈빈 최고경영자는 "아시아 일부지역에서 영업여건이 좋지
않지만 미국내 경기는 여전히 강하다"며 이번 분기에도 실적이 향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메릴린치 페인웨버 베어스탠즈 등 주요 미국 증권사들은 이 기간중 분기기준
으로 사상 최고의 경영실적을 올렸다.

메를린치는 6억9백만달러(18%증가)의 순익을 냈으며 페인웨버와 베어스탠즈
도 각각 1억달러, 2억4백만달러의 순익을 올렸다.

지난 2월 결산발표를 했던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도 최고순익을
경신했었다.

반면 소니 이토추 쿄세라 등 일본의 대표적인 기업들은 이번 회계연도
(99.4-2000.3)중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니는 연결순익이 1천억엔에도 못미칠 전망이라고 14일 발표했다.

이는 4년만에 처음이다.

이 회사는 전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엔화가치가 상승하고 중남미시장이
침체될 것이란 예상에 따라 실적을 낮춰잡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올 2.4분기와 3.4분기에는 연결순익이 전년 같은기간의 절반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토추와 미쓰비시는 이번 회계연도중 각각 4백억엔과 65억엔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13일 밝혔다.

아시아국가들에 대한 부실채권 등 많은 특별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토추는 지난 3월결산에서 20억엔의 흑자를 냈지만 이는 계열사 주식의
매각대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토추는 올해 52년이후 처음으로 무배당을 결정한 바있다.

쿄세라도 지난 3월까지의 98회계연도중 연결순익이 일년전보다 43% 줄어든
2백70억엔에 그쳤다고 밝혔다.

통신기기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때문이다.

< 박재림 기자 tr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