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려거든 책을 선물하라"

감동과 재미를 두루 갖춘 "마음의 양식"은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에게 기분좋은 청량제다.

최근 나온 "순간을 채색하는 내 영혼의 팔레트"(퀸트 북홀츠 글.그림,
유혜자 역, 진명출판사, 6천5백원)에는 아름다운 그림과 시적 잠언들이 담겨
있다.

작가는 베스트셀러 "소피의 세계" 표지화로 일약 유명해진 독일 삽화가.

그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글까지 썼다.

98볼로냐 국제도서전 "올해의 픽션상" 수상작.

나이든 화가와 섬 소년의 우정을 통해 인생의 참된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북홀츠의 캔버스는 따뜻하고 고요하다.

여백의 끝에서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던 풍경들이 되살아난다.

섬과 등대가 불빛처럼 떠 있고 그 주위를 감싼 바다에는 형형색색의 물감이
찰랑거린다.

담백한 필치 사이로 색채와 리듬감이 꿈틀거린다.

그는 그림같은 언어로 마음의 무늬를 어루만진다.

명징한 은유로 영혼의 밑바닥을 퉁겨준다.

삶의 짧은 순간을 포착하는 감수성뿐만 아니라 그것을 아름다운 선율과
화폭에 담아 공감각적으로 승화시키는 과정이 매력적이다.

점을 사용한 독특한 화법은 찰나와 영속이 겹쳐져 있는 삶의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그의 글과 그림은 스스로의 내부를 비추는 "창"이면서 세계와
소통하는 "길"이기도 하다.

동양적 관점에서 보자면 색계와 무색계의 경계를 뛰어넘는 상생의 경지가
그 곳에서 시작된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