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자유화에 따라 한때 활용가치가 떨어졌던 아파트 청약통장의 인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올들어 수도권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청약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덩달아 통장
가치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3월말 기준으로 청약통장 소유자는 청약예금이 53만8천1백71명, 청약저축이
26만2천9백30명, 청약부금이 57만1천1백68명이다.

청약저축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입자가 늘었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수준으로 오르면
청약통장의 인기가 시들해지겠지만 아직은 메리트가 있다"며 "이왕에 통장을
갖고 있다면 해약하지 않는게 좋다"고 말했다.

<> 청약통장을 입맛에 맞게 전환하라 =청약제도가 변경되면서 앞으로 전용
면적 18평초과~25.7평이하 아파트의 경쟁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월이후 청약저축이든 청약부금이든 25.7평이하의 아파트를 청약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통장을 전환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전용면적 25.7평이상 큰 평형 아파트를 분양받고자 할 경우엔 사정이
달라진다.

청약통장의 예치금을 늘린 뒤 보다 큰 평형을 분양받을 수 있도록 전환하는
게 좋다.

청약저축 가입자는 가입후 2년이 지난뒤 불입한 금액범위 내에서 청약예금
으로 바꿀 수 있다.

부금와 예금 가입자도 2년이 지난뒤 청약예금 에치금에서 부족한 액수를
채워넣으면 큰 평형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

다만 전환후 1년간은 금액변경 이전의 평형에만 청약할수 있다.

청약통장은 또 분양시 대출혜택을 준다는 점에서도 여전히 장점이 있다.

특히 부금의 경우 가입자에게 대출혜택을 주기 때문에 전세집을 얻는 방편
으로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부양가족이 있는 무주택세대주에게 총5천만원 범위내에서 전세금의 50%까지
연 11.75~12%로 융자해준다.

<> 청약통장 가입자가 알아둬야 할 점 =청약부금 또는 청약저축의 월납입금
을 매달 정해진 날에 내지 않으면 청약자격 부여때 불이익을 볼수 있다.

연체하면 뜻하지 않게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함께 청약통장 명의변경은 사망이나 결혼때 배우자 또는 세대원의 직계
존.비속으로 세대주를 변경할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두면 좋다.

수도권의 지역에서 청약통장을 만든 사람이 수도권으로 주민등록을 옮겼다가
일정 순위가 됐을 때 수도권지역 주택을 제한없이 청약할 수도 있다.

청약통장 가입자중 주택소유로 부적격처리된 사람은 당해주택의 당첨은
취소되지만 재당첨제한을 받지 않는다.

또 청약예금 또는 청약부금은 세금우대로 가입할 수 있다.

이 경우 원금합계기준 1천8백만원까지 다른 예금과 적금을 추가로 가입할
수 있다.

<> 청약제도가 달라진다 =정부는 주택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청약관련 각종
규제를 이미 풀었어나 앞으로 크게 완화할 예정이다.

오는 6월부터는 전용면적 18평초과~25.7평이하 분양주택의 경우 국민주택
민영주택 구분없이 해당 평형에 청약할 수 있는 통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게는 모두 청약자격이 주어질 예정이다.

"청약저축=국민주택, 청약부금과 예금=민영주택"이라는 등식이 깨져 그만큼
아파트 청약경쟁이 치열해진다는 얘기다.

이와함께 아파트를 분양받는 즉시 제3자에게 분양권을 되팔 수 있다.

청약통장의 보유이익이 크게 높아진 셈이다.

청약통장을 가진 사람이 인기지역의 아파트를 분양받은 후 곧바로 되팔아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35세이상 5년간 무주택가구주에게 우선공급하는 혜택과 장기가입자
에게 청약우선권을 주는 20배수제도 폐지된다.

과거에는 1순위가 된 뒤에도 우선순위권자에 밀렸지만 앞으로는 동등한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일반 청약통장 보유자의 당첨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다.

이와함께 1가구 2주택 이상 소유자에 대한 1순위 자격제한도 사라진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청약통장이란 ]

청약저축과 청약부금 청약예금 등 세가지가 있다.

청약저축은 국민주택기금의 지원을 받는 국민주택이나 주택공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공급하는 전용면적 25.7평(공급기준 32평형)이하의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다.

가입자격은 무주택 세대주이며 가입후 2년이 지나면 1순위 자격이 주어진다.

청약부금은 적금 형식으로 매달 일정금액 이상을 불입하는 것으로 전용면적
25.7평이하 민영주택에 청약할 수 있다.

청약저축과 마찬가지로 가입후 2년이 경과되고 납입액이 3백만원(서울.부산)
이 넘으면 1순위가 된다.

청약예금은 일정 금액을 정기예금 형식으로 예치, 일정기간이 지나면 민영
주택에 청약할 수 있는 통장이다.

아파트규모와 지역에 따라 예치금이 달라진다.

다만 오는 11월께부터는 세대주가 아니어도 만20세만 넘으면 민영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청약부금이나 청약예금에 가입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건설교통부는 최근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과 주택건설촉진법 시행규칙을
개정할 방침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약저축은 현행대로 무주택자 세대주로 자격을 제한하기로 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