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투자 변호사는 합작을 추진하는 회사를 대리해 법률자문을 하는 역할을
맡는다.

예외적인 케이스도 있지만 변호사는 합작 추진 초기부터 참여한다.

합작을 위해 구성되는 태스크포스 멤버가 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 단계에서 변호사들은 거래구조를 짜는 역할을 맡는다.

최종 합작계약서를 작성할 때 회사의 입장을 올바르게 반영하기 위해서도
변호사가 초기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최근의 추세이기도 하다.

외국회사를 대리하는 경우에는 국내 관련 법규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회사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변호사들이 대부분 처음부터 일을 시작하게
마련이다.

외국업체들은 투자하려는 업종이 외국인 투자를 허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부터 변호사에게 묻는다.

사전조사가 끝나면 태스크포스는 합작 대상을 선정하고 의사를 타진한다.

상대방이 긍정적인 사인을 보내면 변호사의 업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의향서(letter of intent) 문구를 다듬기 시작하는 것이다.

의향서를 포함해 계약관련 문서들은 기록으로 남는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문제가 될 것들에 대해서는 철저히 따져가며 자구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야
한다.

다음 절차는 실사.

실사에는 회계법인이나 컨설팅 업체들도 참여한다.

변호사는 실사를 시작하기 전에 실사를 받는 회사의 비밀보호를 위해 체결
하는 비밀보장계약서를 만들어야 한다.

실사 과정에서 법률심사의 경우는 합작투자 변호사가 중심이 돼 상당수의
변호사들이 투입된다.

실사와 동시에 거래내용에 대한 네고가 시작된다.

협상하는 거래내용에는 <>합작사 설립형태 및 외국인의 참여지분, 방법
<>이사회 구성, 주주총회 및 이사회 결의사항 등을 통한 경영권 설정 <>발행
주식의 종류 및 발행수 등이 포함된다.

변호사는 이 협상이 끝날 때 쯤 정관과 합작계약서 초안을 만들어야 한다.

이밖에 공장이 있는 제조업의 경우는 수질 토양 등 환경관련 사항도 점검
해야 한다.

최종 정관 및 합작계약서를 체결한 뒤에도 할 일이 있다.

관련 기관에 대한 등기 및 신고를 마치는 일이다.

그렇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출범한 회사의 조기 정착을 위한 지원도 합작투자 변호사의 몫이다.

모 변호사는 "국내 업체들이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거나 각종 협회의
입김이 센 경우 처음 진출한 외국업체들은 당황한다"며 "마찰을 최소화하면서
영업을 할수 있도록 지원하다보면 비법률적인 범위까지 건드릴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지금은 많이 완화됐지만 몇년전만 해도 한국의 규제를 이해못하겠다며 외국
기업들이 불만을 털어놓아 곤혹스런 때도 많았다.

특히 공장 설립과 관련해 수십건의 인허가를 받느라 시일이 늦어질 때면
더욱 그랬다.

합작투자 변호사는 합작이 성사되고 나면 새로 출범하는 법인의 고문변호사
가 되는 경우가 많다.

내용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데다 법인탄생의 "공신"으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합작투자와 관련된 변호사들은 또 입이 무겁기로 유명하다.

고객에 대한 정보는 수년이 지난 것이라도 여간해서 알려주지 않는다.

기업에 대해 변호사들이 갖고 있는 정보는 워낙 은밀한 것이어서 공개될
경우 주식시장이나 해당 기업의 자금 사정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