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을 박멸하는 것이 이렇게 중요한 일인 줄은 예전에 몰랐습니다. 현미경
으로 들여다보면 식탁, 싱크대, 가습기 등에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무서운 세균들이 득실거리죠"

수원에서 "바이오랜드"(0331-237-2059) 체인점을 운영하는 김종극(36)씨는
자신을 주택과 건물에 기생하는 세균과 해충을 퇴치하는 세균특공대라고
소개했다.

"초창기에는 세균이나 항균 등 위생문제에 문외한이었기 때문에 학습과
정보수집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지금은 베테랑이 다 됐습니다"

지난해 10월 이 사업을 시작하기전까지만 해도 김씨는 세균 따위는 생각도
안하고 사는 그저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수원 삼성전자에서 12년간 근무한 그는 지난해 하반기 갑작스런 구조조정
으로 사표를 내고 회사문을 나설 때까지 아무런 사업구상도 없었다고 한다.

사업 아이템을 찾기위해 여러 곳을 돌아다녀 보았지만 자신에게 맞는 업종을
찾아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가 마음속으로 정하고 있던 사업선정기준은 두가지였다.

첫째 1천만~2천만원정도의 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할 것, 둘째 일시적인
유행업종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전망 있는 업종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기준에 맞은 사업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중에 인터넷에서 눈이
번쩍 뜨이는 사업을 찾아냈다.

그것이 바로 항균코팅업이다.

사무실이 없어도 재택사업으로 가능하고 앞으로는 환경위생업종이 유망할
것이라고 판단한 그는 망설이지 않고 창업했다.

창업비용은 초도물품비 9백90만원이 전부였다.

확신을 갖고 사업을 시작하긴 했지만 실전은 만만치 않았다.

무엇보다도 너무 생소한 신종사업이다 보니 홍보가 문제였다.

우선 가정과 업소에는 전단지를 돌리고 대형주문이 가능한 놀이공원이나
전자통신회사 등에는 제안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홍보에 주력하자 주문도 늘었다.

현재까지 전자통신업체, 병원 등과 총 4만대의 전화기에 항균코팅처리를
해주는 계약을 체결했다.

가정 수요도 꾸준했다.

건조한 아파트생활로 각종 세균에 의한 알르레기성 비염이나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는 환자가 적지않았기 때문이다.

가정에서는 침대, 이불, 소파, 좌변기, 전화기등 에 한번 항균 서비스를
실시하고 10만~20만원 정도를 받는다.

식당에서는 30만~40만원정도를 받는 것이 보통이다.

마진율은 40%선이다.

김씨가 밝힌 한달 수입은 2백만원가량이다.

"사업 아이템을 찾고 있을 때 주위 사람들은 외식업이나 요즘 유행하는
장난감대여사업 등을 하라고 권했죠. 그런 업종을 선택했다면 며칠씩 밤을
새우며 대형계약을 따내는 스릴을 맛보지는 못했을 겁니다"

김씨는 최근 대형 놀이공원 등 몇몇 업체와의 상담이 성사단계에 와 있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0333)665~7789

< 서명림 기자 mr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