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판매하는 단위형 금전신탁에 시중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시판 첫날인 지난12일 하룻동안에만 7천여억원어치가 팔렸다.

하나은행과 산업은행은 바로 다음날 2호 상품을 추가로 발매했다.

대부분 은행들이 당초 계획했던 목표치를 초과달성했다.

판매한 지 1주일밖에 안됐으나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단위형 금전신탁의 이같은 인기는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몫을 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주식을 펀드에 포함시키기 때문에 시중실세금리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은행이 투자신탁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운용할 것이기 때문에
원금을 까먹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단위형 금전신탁의
인기몰이에 톡톡히 기여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단위형 금전신탁은 투자신탁회사나 증권회사에서 판매하는
수익증권보다 안전한 편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격 등락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공사채의 편입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또 대출로도 운용할 수 있어 그만큼 원금보전능력이 뛰어나다.

성장형(주식형)이라 하더라도 단위형 금전신탁은 최고 30%까지만
주식을 매입할 수 있다.

나머지는 공사채와 기업어음 선물등에 투자한다는 게 은행들의 기본
전략이다.

펀드 운용이 상당히 보수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반면 투자신탁이나 증권회사에서 판매하는 주식형 수익증권의 경우
최고 90%까지 주식을 편입시킨다.

자연히 주가 변동에 연동해 투자성과가 민감하게 움직이게 마련이다.

주식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금리의 몇배에 해당하는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주식시장이 하락세로 바뀌면 원금마저 까먹을 수 있는 리스크를
안아야 한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뮤추얼펀드나 "바이코리아"같은 주식형펀드는
연 20~30% 이상의 수익은 문제없다는 식의 자신감을 은근히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단위형 금전신탁은 대부분 연 15%이상 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금보전의 가능성(안정성)이 높기 때문에 예상 수익률이 다소 낮더라도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은행 관계자들은 말한다.

"중(중)수익 중(중)위험"금융상품이라고나 할까.

채권에만 투자하는 단위형 금전신탁(안정형)은 주식형보다 가격변동에
덜 민감하다.

그러나 "정기예금"과 같은 확정배당형은 아니다.

펀드에 편입돼있는 채권을 싯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시중금리 변화에
따라 투자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

편입된 채권중 일부가 부도날 경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펀드매니저가 금리변동에 따라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채권매매를
한다면 기대 이상의 수익을 거둘 가능성도 있다.

단위형 금전신탁상품 중에는 주식편입비율이 10%미만인 "혼합형"도
있다.

성장형(주식형)과 안정형(채권형)의 성격을 혼합시킨 상품이다.

투자자들은 이같은 3가지 단위형 금전신탁중 취향에 따라 적당한
상품을 고르면 된다.

단위형 금전신탁은 종류에 관계없이 투자실적을 나누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최악의 경우 원금도 까먹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1년동안 환매할 수 없는 폐쇄형이라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단위형 금전신탁을 운용하는 은행과 상품 종류를 고를 때는 신중해야
한다.

주식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책임아래 투자한다"는 원칙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 현승윤 기자 hyuns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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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신탁상품의 분류 ]

<> 모집방식

- 단위형 : 신탁설정후에는 추가로 고객의 돈을 받지 않는 금융상품
- 추가형 : 신탁설정후에도 추가수탁이 가능한 상품

<> 중도인출 여부

- 폐쇄형 : 신탁기간중 중도해지가 불가능
- 개방형 : 신탁기간중 중도해지가 가능

<> 주식투자 여부

- 공사채형 : 주식으로 운용하지 않는 채권형 상품
- 주식형 : 펀드의 일부를 주식으로 운용하는 상품

<> 성격

- 계약형 : 투신사가 고객돈을 운용한뒤 실적대로 돌려주겠다는 계약을
맺는 금융상품
- 회사형 : 계약형 수익증권과 달리 고객이 주주로 참여하는 뮤추얼펀드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