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훤구 < 한국노동연구원장 parkfk@ns.kli.re.kr >

최근 비즈니스 위크에 발표된 미국 최고경영자들의 보수 수준을 보면 이들의
엄청난 소득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다.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받는 경영자는 월트디즈니의 아이즈너
회장이었다.

그는 고정급과 스톡옵션을 합해 5억7천만달러를 벌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98년 총보수가 1억달러를 넘는 사람이 4명이며 상장 대기업의
최고경영자 평균보수는 1천만달러 수준이었다고 한다.

이같은 엄청난 보수가 가능한 것은 거의 모든 최고경영자들에 대한 보상
체계가 스톡옵션을 포함하고 있으며 미국의 증시가 지속적인 활황세를 유지
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보상시스템은 보다 전통적인 유럽이나 일본의 기업에서는 흔치 않은
사례이긴 하지만 세계경제의 글로벌화와 미국 경영시스템의 세계화로 이들
지역에서도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크라이스러와 다임러 벤즈 합병이후 보수수준이 상대적으로 크게
낮은 독일 경영자들의 보수가 미국수준으로 접근할 것이라 한다.

일본의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최고경영자의 보수 수준이 기업혁신의
장애가 되고 있다는 지적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최근 일부 기업들이 경영자를 영입하면서 스톡옵션형 보상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또 전반적인 보상시스템이 성과중심급(Merit base)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억대 연봉을 받는 영업사원의 기사도 신문에 자주 난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지금까지 보다 평등한 보상체계를 기업공동체
유지를 위한 중요한 덕목으로 간주해 왔다.

그러나 연공급과 종신고용 중심의 고용패턴이 서서히 바뀌어 가는 현실을
감안할 때 보상체계의 변화가 필연적 임에 틀림이 없다.

특히 경영시스템이 글로벌화하는 대세속에서 변화의 물결을 막을 도리가
없다.

다만 이런 변화의 가운데서도 우리 풍토에 적합한 새로운 보상시스템이
과연 무엇일 지에 대한 보다 활발한 논의가 있어야 하겠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