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층 집에서 달러를 포함해 거액을 털었다는 절도 피의자 김강룡(32)씨
의 주장 가운데 일부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사건을 수사중인 인천지검은 19일 김성훈 농림장관 집에 대한 현장검증
과 함께 이날 자진출두한 유종근 전북지사와 유지사의 부인 등 관련자들로
부터 피해 진술을 듣는 등 본격적인 사실확인 작업에 착수했다.

검찰은 19일 새벽 김씨를 서울로 데리고 가 김장관의 집을 찾도록했으나
김씨는 삼성동 소재 김장관 집에서 한 블럭 떨어진 황모씨의 집을 지목했다.

검찰은 두집의 빌라 이름이 같은데다 빈집에 도둑이 침입한 적이 있었다는
황씨의 말에 따라 김씨가 김장관의 집을 착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유지사의 부인 김모(37)씨를 소환,조사한 결과 "도난물품은
현금 3천5백만원과 모조품 3점을 포함한 보석 5점뿐이며 12만달러를 잃어
버렸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와함께 검찰은 김씨가 유지사 서울관사를 턴 지난 3월 7일 이전인 지난
해말부터 올 2월 사이에도 숙박비 등을 달러화로 결제했다는 안양 N호텔 종업
원들의 증언을 들었다.

검찰은 이에 따라 김씨가 유지사 관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훔친 달러화를
썼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지난 18일 검찰에 소환된 김씨의 동거녀 김모(41)씨는 "김씨가 훔쳤
다는 12만달러는 본적이 없고 다만 3월초 빈봉투 10여장을 받은 적이 있으나
사건이 알려지면서 모두 태워 버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밖에 현직 장관의 집에서 금괴를 훔쳤다는 김씨의 주장에 대한
사실조사에 착수, 진술의 신빙성 등을 면밀히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 인천=김희영기자 songk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