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어 무승의 프로와 메이저 우승경력의 베테랑들이 연장에서 맞붙으면
누가 이길까.

또 연장 경험이 없는 선수와 연장 경험은 많지만 전적이 신통치 않은 선수가
대결하면 누가 이길까.

18일 힐튼헤드 아일랜드의 하버타운GL(골프 링크스, 파71)에서 끝난 99MCI
클래식은 이에 대한 해답을 멋지게 보여 주었다.

투어 무승의 글렌 데이(33, 미국)는 경기후 무려 90분을 기다렸다.

최종라운드 66타에 4라운드합계는 10언더파 2백74타.

최종일의 5언더파는 찬스를 가질만 했지만 그의 뒤에 포진한 10개조
선수들은 모두가 쟁쟁한 이름들이었다.

그는 약간의 희망을 지닌채 클럽하우스에서 소다수를 홀짝 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경쟁자들은 하나 둘 떨어져 나갔다.

남은 선수는 페인 스튜어트와 제프 슬루먼.

그들은 공히 메이저 우승자들.

데이는 연장 경험이 없었고 스튜어트는 연장전적 3승5패, 그리고 88USPGA
선수권자인 슬루먼은 연장전 4패의 기록이었다.

<> 18번홀(파4)에서 벌어진 연장 첫홀 경기에서 스튜어트는 5.4m버디
찬스였고 슬루먼은 3온후 1.2m파 퍼팅을 남겨 놓았다.

데이의 버디찬스 거리는 무려 10.5m.

더욱이 데이의 퍼팅라인은 훅방향의 내리막이었다.

그런데 그 퍼트가 컵 오른쪽 모서리를 타고 떨어졌다.

절묘한 스피드 조절.

당연히 스튜어트의 버디퍼팅은 홀을 스쳤다.

93년 Q스쿨 통과후 첫승에 45만달러의 우승상금.

아마 연장이 계속됐으면 데이의 확률은 크게 떨어졌을 것이다.

그는 그 퍼팅을 넣으려 했고 실제 넣으며 우승했다.

TV에 나타난 그의 표정은 그걸 말하고 있었다.

글렌 데이는 "첫승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를 기막히게 보여준 셈이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