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가경쟁력이 지난해보다 3단계 추락하며 47개국중 38위를 기록했다.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등 경쟁국들은 물론 태국 브라질등 외환위기를 함께
겪은 국가에도 추월당했다.

그동안 성장의 원동력이 돼온 인적자원 경쟁력도 31위로 하락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은 19일 내놓은 "99년 국가경쟁력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사실상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평가했다.

한국의 경쟁력은 지난 95년 이후 4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는 8개 평가 부문중 국제화수준과 금융부문을 제외한 6개 부문의
경쟁력이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경제와 금융 및 경영능력은 40위권에 머물렀다.

부문별로 보면 국내경제 분야는 지난해 34위에서 43위로 9단계나 급락했다.

정부분야 경쟁력도 34위에서 37위로 떨어졌다.

IMF(국제통화기금) 체제 이후 한국정부가 추진해온 정부개혁에 낙제점을
준 것이다.

기업 경영능력도 인도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도 뒤진 42위로 집계됐다.

특히 개인 경쟁력의 지표인 인적자원 경쟁력은 지난해보다 9단계나 하락한
31위를 기록했다.

금융 경쟁력은 구조조정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4단계 오른 41위를 기록
했으나 여전히 바닥권을 맴도는 수준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최하위를 기록했던 국제화 수준도 40위로 작년보다 6단계 상승했다.

한편 미국은 정부와 인적자원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1위를 휩쓸며 3년
연속 수위자리를 지켰다.

일본의 경쟁력은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도 지난해 18위에서 16위로 상승세
를 나타냈다.

대만과 중국의 경쟁력은 아시아 외환위기 여파로 각각 2단계와 5단계 하락한
18위와 29위에 그쳤으나 한국과는 여전히 큰 격차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해 한국에 밀렸던 태국의 경쟁력은 올해 5단계 뛰어오른 34위를
기록하며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것으로 평가됐다.

중남미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브라질도 올해엔 한국을 추월하며 35위로 상승
했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