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다임 시프트에 의한 새로운 장세흐름의 시도인가.

아니면 수급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한 것일까.

증자등을 감안한 수정주가 기준으로 포항제철 SK텔레콤 한전 주택은행
제일제당 동원증권 삼성전기 등은 이미 사상최고가를 넘어섰다.

삼성전자 LG화학 등도 사상최고가에 근접한 상태다.

주식전문가들의 평가작업도 활발하다.

패러다임 시프트라면 주가는 한번 더 레벨업(추가상승)할 것이고 일시적
현상이라면 과열우려에 따라 조정국면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점에서다.

현재로서는 패러다임 시프트론이 다수설이다.

강창희 현대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가 대표적이다.

강 대표는 "주식시장의 주도세력이 업종대표 블루칩을 선호하고 있는 만큼
그런 종목들의 신고가 경신행렬은 계속되고 종합주가지수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한다.

강 대표는 특히 최근의 주가상승을 "혁명"이라고 표현한다.

돈많은 명동의 개성상인들이 최근들어 "바이코리아 펀드"에 가입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개성상인들은 안정적인 고수익을 노리고 그동안 채권이나 종합금융사의
CP(기업어음)및 어음관리계좌(CMA)등에 투자했다.

그러나 최근 시중금리가 7%밑으로 떨어지자 저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직접투자에서 간접투자로의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대우증권 투자정보부의 이정호 대리도 "새로운 시작론"을 펼치고 있다.

저금리로 표현되는 "금융빅뱅"과 대외개방에 따른 "외자유입"으로 인해
주식투자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종합주가지수가 아직 IMF위기 직전인 760대에 머물고 있으나 핵심블루칩들
이 89년의 금융장세와 94년의 반도체장세때의 시세를 넘어선 것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2백여개 상장제조업체의 PER(주가수익배율)이 10배 수준으로 96년의
16배보다 낮다"며 "수익면에서도 과대평가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김세중 동원증권 대리도 "사상최고가 경신종목이 업종대표주이며 경기
민감주"라며 "이들의 주가상승탄력(모멘텀)이 큰 것이 일반적인 만큼
지수의 추가상승이 기대된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신고가 경신이라는 사실 자체만에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나 지나친
차별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이 거론되고 있다.

김영수 중앙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사상최고가 경신종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주식시장에서 새로운 사이클이 시작되고 상장회사의 주주중시
의식이 반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면서도 "일부 대형주의 독주는
주가에 환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측면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주가차별화가 심화될수록 일반투자자들의 증시이탈을 유발, 수요기반을
무너뜨리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신세철 주은투자신탁운용 상무도 "현재의 저금리가 정부정책에 의해 인위적
으로 낮게 유지되는 측면이 있다"며 "주가가 높게 유지됨으로써 값싼 유상
증자가 가능해져 구조조정이 연기됨으로써 장기적으로는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업종대표.블루칩의 신고가경신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정착되기 위해선
기업의 수익개선과 경기호전으로 표현되는 펀더멘털이 개선돼 금융장세성격
에서 실적장세로 부드럽게 넘어가는 게 과제인 셈이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