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한대로 출발, 55년만에 재계 8위의 그룹으로 성장한 한진그룹이
김대중 대통령의 "전문경영인 체제" 발언으로 창사이래 최대의 시련을 맞게
됐다

김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조중훈 회장을 축으로 운영되던 한진그룹의 가족
경영 구도에 메스를 가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실무진들은 국무회의가 끝난 직후 조회장 등 경영진
에게 이같은 내용을 즉각 보고하고 대통령 발언의 진의가 무엇인지 파악
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울러 "철저한 대책을 세우지 않아 일어난 사고는 인재"라고
강한 질책을 받은 건설교통부가 향후 어떤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 직원들은 이번 사안이 경영권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제인
만큼 대통령의 발언에 따른 구체적 대응방안 등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한편 조중훈(79) 한진그룹 회장은 4남1녀를 두고 있으며 이중 아들 4명이
모두 경영일선에 참여하고 있다.

장남 양호(50)씨는 대한항공 사장과 함께 96년 한진그룹 부회장에 취임,
사실상 2세 후계체제를 굳혔다.

차남 남호(48)씨는 한진건설 부회장 겸 한진중공업 부회장을 맡고 있다.

3남 수호(45)씨는 한진해운 사장을, 4남 정호(41)씨는 한진투자증권 사장을
각각 맡고 있다.

맏딸인 현숙(54)씨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남편인 이태희(59)씨가
한때 대한항공의 상임 법률고문을 지낸 바 있다.

< 장유택 기자 chang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