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트 태권V를 잡아라"

백화점 테마파크 등 기업들이 5월 가정의 달을 앞두고 "로보트 태권V"의
유치경쟁에 나섰다.

국산 만화영화의 대표적 히트작인 태권V(감독 김청기)는 지난 76년에
개봉돼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영화.

당시 이 영화를 보며 자랐던 386세대에게는 아련한 "추억"이자 "전설"로
남아 있다.

태권V는 1편이 대성공한 이후 8편까지 만들어졌다.

문제는 세월이 흐르며 상당수 필름들이 분실된 것.

특히 1편은 많은 영화매니아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원본프린트를 찾지
못했다.

백화점업계에 태권V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최근 사라졌던 1편이 발견
되면서부터다.

어른들은 물론 어린이에게도 인기높은 태권V를 어린이날에 이벤트홀 등에서
상영하면 엄청난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이다.

1편을 찾아낸 도브미디어의 추종균씨는 "당시 대한극장의 영사기사가 소장
하고 있던 필름을 최근 찾아냈다"며 "롯데 현대 등 백화점들이 상영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애버랜드는 4월 중순부터 "로보트 태권V를 찾아주세요"라는 행사를
진행중이다.

이 회사 홍보팀 김현영씨는 "에버랜드와 태권V가 같은 해에 태어났다는
점에 착안, 창사기념일에 태권V를 상영하려 했으나 필름이 없었다"며"
잃어버린 역사를 복원한다는 점에서 대대적인 태권V 필름 찾기 행사를 벌여
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상당수 필름의 소재지를 밝혀냈다"며 "판권문제 등이 해결
되는대로 태권V를 이용한 다양한 캐릭터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