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22일 정부의 대한항공 경영진 퇴진 요구에 대해
"대통령이 나서서 사기업 경영에 깊숙히 관여하는 것은 원칙과 정도를
벗어난 행위"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지난 97년8월 대한항공 괌 참사이후
10차례 대형 항공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정부는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며 "
이제와서 김대중 대통령이 나서 사기업 대표를 교체하라고 나서는 것은
정도를 벗어난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항공이 안전에 미숙한 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하나 문제가
있다면 기업이 스스로 해결토록 해야 한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강두 정책실장도 지난 21일 당무회의를 통해 "대한항공 추락사건과 관련해
김대중 대통령이 대한항공의 경영에 관해 깊숙이 발언한 것은 지나친 대목이
있다"며 "김 대통령이 좀더 올바른 충고를 하려면 건설교통부로 하여금 대한
항공에 대한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도록 하는 방법을 모색하는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