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광객들이 좋아하는 한국상품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주나 김 인삼 등 먹거리가 으뜸이며 최근에는 재래
시장에서 파는 옷과 액세서리의 인기도 부쩍 높아졌다.

그러나 상품에 따라 주로 이용한 상점과 포장형태가 한국과는 달라 양국간
문화차이를 엿보게 해준다.

먼저 진로소주는 일본내에서도 현지 업체를 제치고 선두를 달리는 대표적
히트상품이다.

지난해 일본으로 수출된 한국소주는 4백98만상자(7백ml 12병들이)로
5천6백94만달러어치에 달했다.

이중 74%가 진로소주로 지난달 일본내 모든 소주중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진로소주의 경우 일본 소매점에서는 8백엔(약 8천원), 주점에서는 3천엔(약
3만원)의 고가에 팔린다.

주당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값싼 소주를 먼저 찾을 수 밖에 없다.

운반의 편리한 점 등을 들어 팩소주의 인기가 높다는게 진로 관계자의
설명이다.

새콤한 맛의 김치 역시 일본인들의 입맛을 휘어잡고 있다.

두산의 종가집김치는 지난해 일본 등지로 2백90만달러어치가 수출된 히트
상품이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본점에서 팔리는 김치중 15% 가량을 일본 관광객이 사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알뜰주부들은 포장김치보다는 벌크매대에 수북히 쌓인
김치중 원하는 양 만큼을 골라 비닐랩에 싸갖고 가는 쇼핑습관을 갖고
있다는게 매장직원의 귀띔이다.

최근엔 구이김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동원산업이 일본 편의점인 패밀리마트와 이토요카도 슈퍼에 최근 "양반돌김"
을 납품해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김 역시 포장제품보다는 매장내에서 직접 구워주는 즉석구이 김을 좋아
한다는게 롯데백화점측의 설명이다.

한국의 대표적 건강식품인 인삼은 주로 면세점에서 산다.

전매상품인 인삼의 경우 면세혜택을 받는게 아무래도 싸기 때문이다.

동대문과 남대문에서 판매하는 옷과 액세서리도 인기상한가의 제품들.

주로 보따리상들이 대거 구입해 일본 할인상점에 내놓지만 일본 소비자들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시장 관계자는 "최상급 제품은 아니지만 저렴한 가격에 비해 품질이 높다고
판단해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고 이유를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최근 한국상품의 인기가 높아지고는 있지만 먹거리
와 저부가가치 상품중심"이라며 "장기적으로 품질을 높여 고급제품의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이영훈 기자 bri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