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시장에서 사이버 증권거래소(ECN)와 기존 증권거래소간
"헤게모니전"이 한창이다.

사이버 증권거래소란 기존 거래소를 대신해 온라인상에서 주식거래를 할 수
있도록 만든 일종의 가상거래소다.

최근 증권사 등이 가상 거래소를 잇따라 만들면서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 등 기존 거래소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나스닥과 NYSE는 가상 거래소의 성행에 대응해 <>영업시간 연장과 <>양대
거래소 통합 방안 등을 논의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중이다.

미국의 주간 US뉴스&월드리포트는 최근호(4월26일자)에서 현재 미국에는
아일랜드와 포지트, 인스티네트(로이터 통신사운영) 등 수십개의 ECN이
설립돼 운영중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나스닥에서 거래되는 주식중 21.6% 가량을 소화해내고 있다.

전체 상장주식중에서는 4%가 거래된다.

지난97년 설립된 아일랜드의 경우 나스닥 상장주중 5%가량이 거래되고 있다.

특히 아마존이나 야후 시스코 같은 인기주의 20%정도가 이 곳에서 매매될
정도로 투자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전문업체외에 대형 증권업체들까지 나서 자체 거래망을 차리고
있다.

베어스턴스와 살로먼 스미스 바니, 페인 웨버는 최근 1천5백만달러를
공동 투자, "스트라이크 테크놀로지"라는 ECN을 새로 만들었다.

골드만삭스와 E*트레이드도 "아치페라고"를 설립했다.

골드만삭스는 또 메릴린치와 모간 스탠리 딘 위터 등을 끌어모아
"브라스 유틸리티"라는 이름의 ECN도 꾸렸다.

가상 증권거래소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규제가 적고 대량 매매물량을
싼 수수료로 거래할 수 있기 때문.

미 증권당국은 지금까지는 ECN에서의 거래에 대해 거의 규제를 가하지 않고
있다.

또 주식거래에서 컴퓨터가 매매중개인을 대신해 수수료가 저렴하다.

ECN에서는 기존 거래소보다 6-13분의 1 정도의 수수료만 내면된다.

기관투자가인 아메리칸 센츄리 인베스먼트 매니지먼트사의 경우에는
전체 투자자산(8백50억달러)중 20%를 ECN을 통해 운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ECN을 이용해 작년에만 수수료로 2백만달러를 절감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이버거래소의 세 확산에 대응해 NYSE는 현재 오전 9시30분에서
오후 4시까지로 돼 있는 영업시간을 오전 5시부터 자정까지 3배로 늘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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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설명 ]

<> 가상 증권거래소(ECN) =

Electronic Communication Network의 준말.

기관투자가 등이 온라인으로 운영하는 거래망이다.

폐쇄적으로 운영된다.

기존 거래소를 대신하는 일종의 대체거래시스템으로 80년대말부터 설립되기
시작했다.

컴퓨터가 주문 접수에서부터 매매연결, 거래청산까지 일괄적으로 처리한다.

또 <>규제가 적고 <>익명성이 보장되며 <>대규모 물량을 시장에 내놨을때
시장충격을 피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의 거래장소로 선호되고
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