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간 무역분쟁이 다시 확전일로로 치닫고 있다.

바나나 분쟁에서 패배한 EU가 모든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내릴 수 있다고 경고, 양대 대륙의 무역분쟁은 2라운드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 EU집행위원회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표본조사를
벌인 결과 일부에서 성장 호르몬이 검출돼 오는 6월15일부터 모든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수입을 금지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EU는 호르몬 쇠고기가 인체내에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등의 이유로
지난 89년부터 호로몬 쇠고기의 수입을 금지해왔다.

EU집행위 농업분과위원회 게리 킬리대변인은 "성장 호르몬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미국산 쇠고기 5백개 샘플중 60개에서 이 호르몬이 발견됐다"
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이에 대해 해명하지 못할 경우 6월15일부터 수입규제범위를
모든 미국산 쇠고기로 확대하겠다고 경고했다.

EU의 이같은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지난 19일 양 대륙의 바나나 분쟁
과 관련, 미국의 대 EU보복관세 부과조치를 승인한 지 이틀만에 나온 것이다.

샬린 바셰프스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에대해 "미국내에선
호르몬제 사용이 합법"이라며 "이는 WTO 결정에 대한 보복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EU측을 비난했다.

EU의 모든 쇠고기수입중단 계획은 또 성장 호르몬 쇠고기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5월13일까지 해제하라는 USTR의 요구를 EU가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다.

USTR은 지난달 EU가 성장 호르몬이 주입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풀지않으면 81개 품목 9억달러 상당의 유럽 상품에 대해 1백%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었다.

< 방형국 기자 bigjo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