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통신회사들간 합종연횡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 최대 통신업체인 AT&T와 영국 최대 통신사인 브리티시텔레콤(BT)은
일본텔레콤과 자본제휴에 합의했다.

독일의 도이체텔레콤과 이탈리아의 텔레콤이탈리아는 합병에 공식 합의했다.

또 영국의 케이블 앤드 와이어리스(C&W)와 일본 NTT는 일본 국제디지털통신
(IDC)을 놓고 치열한 인수경쟁을 벌이고 있다.

거대화.다국적화 바람이 세게통신시장에 불고 있는 것이다.

AT&T와 브리티시텔레콤(BT)은 22일 국제 장거리통신서비스분야 일본 3위인
일본텔레콤에 각각 15%씩 출자하기로 합의했다.

양사의 출자총액은 1천5백억엔-1천8백억엔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자본출자로 BT와 AT&T는 일본텔레콤에 상무급 상근임원을 1명씩
파견,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특히 BT는 일본텔레콤이 주도하는 차세대 휴대전화사업에도 출자할
예정이다.

일본텔레콤측은 이번 제휴로 차세대 휴대전화사업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구축하는데 드는 6천억엔상당의 투자비를 대폭 절감할수 있게 됐다.

이날 도이체텔레콤과 텔레콤이탈리아는 1대1 합병을 정식으로 선언했다.

이로써 세계통신시장 판도가 바뀌게 됐다.

매출액 기준으로 2위 자리가 미국 AT&T에서 양사 합병사로 넘어간다.

일본 NTT는 여전히 1위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판도는 언제 어떻게 바뀔지 알수 없다.

통신업게에 끊임없는 이합집산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IDC인수건이 결판나면 통신시장판도는 다시 재편된다.

NTT가 IDC를 차지하면 부동의 1위가 된다.

그러나 C&W가 IDC의 새주인 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최근 C&W는 도요타자동차 이토추상사 등 IDC의 주요 주주들과의 협상에서
경쟁사인 NTT보다 나은 인수조건을 제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상태다.

이처럼 통신업체들이 합병제휴에 적극적인 까닭은 규모의 경제로 경비를
줄이고 서비스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특히 국경을 넘은 합종연횡은 데이터통신의 주 사용자인 다국적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각국에 거점을 둔 다국적기업들의 통신수요에 부응하려면 통신업체들의
거점도 다국적화돼야 하기때문이다.

통신업계의 합종연횡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스프린트와 도이체텔레콤.텔레콤이탈리아 합병사가 다시 합칠수도
있다.

도이체텔레콤과 텔레콤이탈리아의 합병에 자극받아 프랑스텔레콤도 다른
통신업체와 합병이나 제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