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국민연금은 "반쪽 연금"으로서 파행운영이 불가피해졌다.

의사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와 돈을 많이 버는 자영업자들이
소득을 적게 신고한 데다 아예 소득이 없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월급봉투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봉급생활자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

실제로 당장 내년 4월부터 국민연금을 새로 받을 기존 가입자(봉급생활자)들
의 연금 수령액이 평균 13% 줄어들게 됐다.

정부는 국세청과 통계청 자료 등을 총동원해 납부예외자중 수입이 있는
허위신고자를 가려내고 소득을 낮게 신고한 사람을 가려내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소득을 정확하게 추적한다는 것도 어렵고 무리하게 밀어부칠 땐
오히려 반발만 살수도 있다.

이번에 새로 신고한 도시지역 자영업자 등의 평균소득은 84만2천원.

지난해말 현재 직장 가입자의 소득 1백44만원의 58%에 그치는 수준이다.

정부가 적정 소득수준이라며 제시했던 1백42만원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로인해 기존가입자들 중 내년이후에 새로 연금을 받을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

이번에 새로 신고한 사람의 소득과 기존의 소득을 합산해 평균한 금액을
기준으로 연금을 주기 때문이다.

도시주민의 소득을 합산할 경우 평균 신고소득액이 16만6천원이 줄어든다.

연금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대체로 월평균 2만~5만원 정도를 덜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전문직 종사자, 룸싸롱 등 유흥주점
소유자, 탤런트 등 1백30여개 업종 종사자를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국세청의 과세자료 등을 동원해 실제소득을 확인한후 신고소득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아예 현재 3백60만원인 소득신고 상한액을 5백만원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정도의 손질로 파행으로 시작한 국민연금이 정상화될 지는
의문이다.

< 김도경 기자 infof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