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그개의 여왕 김미화씨 ''5천만원+알파 만들기'' ]

[ 단골손님 : 최현만 <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 >
문순민 < 하나은행 PB팀장 >
정광영 < 한국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
김찬경 < 미래유통정보연구소 소장 > ]

안방극장의 웃음꽃을 활짝 피우는 개그계의 여왕, 김미화씨!

요즘 나이를 거꾸로 먹는지 점점 젊어져만 간다.

대체 그 비결이 뭘까?

김미화씨가 터놓는 말인즉, 꽤 오랫동안 한국경제신문을 보면서 투자정보를
얻다보니 아는게 많아져서 피부에 탄력도 붙고 얼굴엔 생기가 돈다는 것.

그런데 그녀가 이번에 제발로 직접 사랑방을 찾아왔다.

사연인즉, 오래간만에 광고에 출연해 꽤 짭짤한 수입이 생겼는데 막상
그 돈을 굴리자니 어떻게 해야할지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동안 꾸준히 읽어왔던 재테크사랑방에 문을 두드렸고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은뒤 투자방향을 정하려는 것이다.

자, 그녀의 종잣돈은 5천만원!

김미화씨의 재테크 고민을 슬슬 해결해 볼까요.

벚꽃이 절정에 이른 봄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재테크 4인방이 모였다.

이번 모임의 하이라이트는 개그우먼 김미화씨의 등장!

유명 연예인의 특별참석에 전문가들이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못했다.

활짝 웃는 얼굴로 동석한 김미화씨는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본격적인
질문에 들어갔다.

"요즘 주식시장이 대단하데요?

밀림에서 달리는 야생마 같아요.

주가지수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올라가니 주식에 대해 일자무식인 나도
마음이 끌리더라구요?"

김미화씨의 말에 증권도사 최현만 상무가 환하게 웃는다.

"아주 잘 보셨구만요.

고금리가 지속되던 지난해가 채권의 시대라면 올해는 증권의 시대입니다.

김미화씨가 재테크 고민을 하시는데 거두절미하고 주식투자하라고 권하고
싶네요"

평소 은행거래만 해오던 김미화씨는 최 상무의 권유에 솔깃했다.

그러나 불안감은 여전하다.

"글쎄, 하도 주식투자하다가 망한 사람들을 많이 봐서 선뜻 나서기가
그래요.

너무 과열된 거 아녜요?"

"지금은 절대 과열장세가 아닙니다.

투기장이 아니라는 말씀이죠.

유동성장이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등락은 거듭해도 폭락은 절대 없을
겁니다.

그러니까 안전하게 운용하는 회사를 선택해서 맡겨주신다면 절대 손해 보실
일은 없습니다"

이때 기자가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경제현안 하나를 짚었다.

"대기업의 구조조정추이가 주식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최악의 경우 워크아웃되거나 해외에 매각될 것입니다.

이 두가지 경우를 상정해도 해당 기업이 주식시장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죠.

오히려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봅니다.

종목이 7백개나 되는데 뭘 걱정하세요?"

최 상무는 자신있게 대답했다.

평소 주식투자라면 고개를 내저었던 김찬경 소장도 최 상무 말에 공감을
표시한다.

"하여간 물을 만난겨.

주가가 이렇게까지 신명나게 올라갈 줄 누가 알았나?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데 개인이 직접하는 것보다 뮤추얼펀드회사에
맡기는게 더 안전하겠죠?"

김 소장의 말에 최 상무가 반색을 한다.

"뮤추얼펀드하면 역시 미래에셋아닙니까.

올해만큼은 주식을 사랑해야 돈을 모을 수 있어요"

그의 말에 다시 귀가 솔깃해진 김미화씨가 문순민 팀장에게 확인이라도 하듯
물었다.

"뮤추얼펀드로 주식투자를 하면 확실하게 큰 돈을 벌 수 있나요?"

"작년에 충격적인 경제보고서를 내서 유명해진 투자분석가 스티브 마빈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 양반이 우리나라 쫄딱 망한다고 그랬거든요.

주식시장은 문을 닫을 거다, 모라토리엄(대외채무지급불능상태)으로 나라가
망할거다, 별별 망국론쪽으로 발언을 한바 있는데, 그런 발언을 한 스티브
마빈까지 앞으로 한국 주가가 오른다고 했거든요"

듣고있던 김미화씨의 표정이 주식투자로 마음을 굳힌듯 하다.

"그렇구나.

정말 듣고보니까 괜찮네.

그럼 모든 종목이 다 좋은가요?"

최 상무에게 물었다.

"경영실적이 좋은 우량기업주를 전문가와 상의해서 선별하는게 중요하겠죠.

증권주 은행주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구요, 포철같은 블루칩 종목도 뜨고
있죠.

순환장이 형성되고 있으니까 시장 조짐은 아주 건강하고 건전하게 움직인다
고 할 수 있어요."

평소 말을 아끼는 최 상무가 김미화씨에게는 주식투자 종목까지 훈수를
해준다.

김미화씨가 주식에만 관심을 보이자 다른 참석자들이 김이 빠진 표정들이다.

이쯤에서 화제를 돌리기로 했다.

"그러니까 지금은 주식투자의 적기라는 말씀이신데 다른 분들은 하실 말씀들
이 없으십니까, 주식쪽에 기가 눌린 것 같아요?"

"맞어맞어.

난 부동산에도 솔직히 관심이 많거든."

김미화씨가 맞장구를 친다.

연신 꼬리곰탕 국물이 시원하다며 떠먹고 있던 부동산전문가 정광영 소장이
물을 만난듯 얘기를 시작했다.

"아! 제 차롄가요?

한참 기다렸네.

주식은 언제 끝나나 하고..

주식투자를 하기에 올해가 적기라면 부동산 투자는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에게 적합한 투자예요.

요즘 공매로 나온 물건을 할부로 살 수 있어요.

큰 돈 안들이고 좋은 물건을 건질 수 있다는 말씀이죠"

"아파트를 사면 어떨까요?"

김미화씨가 물었다.

정 소장은 손을 내저으며 말린다.

"아파트는 이젠 부동산 투자대상이 안된다고 봐요.

제가 몇가지 전망을 하자면요, 앞으로 전세 시장이 사라질 겁니다.

또 선분양 제도가 사라질 겁니다.

그리고 부동산 컨설턴트는 고도의 전문직이 돼야 할겁니다.

21세기엔 부동산시장에 엄청난 변화가 올겁니다.

수많은 이 시대의 아줌마들이 부동산하면 아파트만 떠올리시는데 이제
아파트는 물건너 갔어요.

올라봤자 10~20%정도 은행 금리수준밖에 안돼요.

다른 투자대상으로 눈을 돌리세요"

"그럼 공매로 나온 물건들은 다 괜찮나요?"

"뭐 그때그때마다 투자대상이 다르겠지만 일단은 부동산 전문가와 상담을
하는게 좋겠죠.

공매로 나온 물건은 할부로 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예컨대 1억원에 낙찰된 건물을 단번에 현찰을 주고 사는게 아니라 5년에
걸쳐 나눠 낼 수 있어요.

그사이 1억원짜리 건물이 2억원이 될수도 있어요"

"어머어머, 앉아서 돈 벌었네?"

김미화씨가 정 소장의 말에 감탄사를 연발한다.

"그렇다니까요.

그런 부동산 하나 제 명의로 갖고 있어봐요.

얼마나 든든한데요.

나중에 자식들 물려주고 미래 걱정할 필요없다니까요"

정 소장의 입심 좋은 말에 김미화씨가 주식투자는 이제 까맣게 잊은듯하다.

이때 김찬경 소장이 김미화씨는 장사를 해야 돈번다며 창업을 권한다.

"전 김미화씨하면 "코미디 세상만사"라는 프로그램의 목욕탕 한증막안에서
아줌마들끼리 수다떨던 장면이 떠올라요.

그거 참 재미있었거든요.

동네 아줌마들 그거 보고 배꼽 많이 잡았어요.

내가 보기에 김미화씨는 자신의 캐릭터를 살려 여성전용한증막사업을 하면
성공할 것 같아요"

김미화씨가 배꼽을 잡으며 웃는다.

"저보고 한증막사장이 되라구요?

하하하하.

너무 재밌다.

사실 내가 한증막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근데 돈이 너무 많이 들지 않을까요?"

"5천만원보단 더 들어요.

이왕에 창업하려면 4천만원 더 쓰세요.

한증막은 한국의 명물로 외국인들에게도 유명합니다.

일본 여자들은 환장을 해요.

때밀이 관광이란 말 많이 들었죠?

일본 여자들 한증막하러 비행기 타고 한국까지 온다니깐요.

한방과 진흙을 이용한 한증막을 설치하면 빈틈없이 꽉꽉찹니다.

그러니 이 사업이야말로 불황없는 사업이 아니겠어요?"

"맞어맞어.

한증막 한번 갔다오면 피부가 참기름 발라놓은 것같이 매끈해지고
뻑적지근한 어깨니 무릅이니 허리가 모두 시원해진다니깐"

김미화씨가 반색을 하자 김 소장이 신이 났다.

"김미화씨는 딴 거 할 필요 없어요.

속옷가게를 하겠어, 음식점을 하겠어, 그런건 돈 못벌고 자기 캐릭터를
십분 발휘하는게 돈버는 지름길이에요"

"꽤 많은 돈을 들여 투자하는 사업 같은데 주의해야 할 점이 뭡니까?"

"다른건 없고 이 사업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겁니다.

따라서 실내 인테리어나 종업원들의 서비스가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아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또 홍보에도 신경을 쓰셔야 해요.

인터넷 홈페이지에 홍보사이트를 만들어 등록한다든지, 일본내 관광지도에
홍보 내용을 게재한다면 효과가 있을 겁니다"

"이야! 듣고보니까 다 하고 싶네.

주식도 사고싶고 장래를 생각하면 부동산도 사야하고 한증막사업으로
사장님도 되고 싶고.

근데, 문순민 팀장은 오늘 너무 조용하시네?

꿀먹고 오셨어요?"

김미화씨가 문 팀장에게 농담을 던진다.

"아침에 꿀물을 한잔 하긴 했죠. 김미화씨는 아무리 봐도 안전한 은행거래가
제격인 것같은데..

바쁜 스케줄에 주식이나 장사 신경쓰다보면 원금까먹기 십상이죠.

은행에 돈을 맡기면 하루아침에 종이조각 돼버릴 일은 절대 없거든요.

그게 은행의 매력이죠.

이왕이면 예금액의 30%미만을 주식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채권이나 대출자산
으로 운용하는 단위형신탁상품에 가입하세요.

이 상품은 보수적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증권투자보다 훨씬 안전합니다"

재테크 4인방으로부터 개인지도를 받은 개그우먼 김미화씨는 과연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그녀의 얼굴에 전문가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이 일을 우짠데요.

몇시간동안 들었는데도 가~암(감) 못잡겠네.

아이구 답답혀"

김미화씨가 가슴을 친뒤 식당종업원에게 소리친다.

"여기 냉수 한사발 좀 갖다주쇼.

속 타 죽겠네"

장시간 열변을 토했던 전문가들이 김미화씨의 우유부단함에 실망한다.

"그래도 뭔가 끌리는게 한둘은 있을텐데요?"

기자가 다그치듯 물었다.

이 말에 김미화씨가 냉수를 벌컥벌컥 마시더니 대답했다.

"네분 얘기를 들으면 어느 쪽을 가도 돈을 벌 것같아요.

그러니 더 헷갈려요.

오늘 저녁에 집에 가서 남편과 상의한뒤 결정하겠습니다"

김미화씨는 결론을 유보했다.

그녀만의 선택일 것이고 판단일 것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재테크에 관한 문제라면 많은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누구의 말을 듣고, 누구의 권유로 덥석 시작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자신의 판단과 책임일 뿐이다.

< 서명림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