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거래는 고속도로와 비슷하다.

규정속도와 차선등을 잘 지키면 안전하고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할수 있지만
이를 무시할 경우엔 대형사고가 생기게 마련이다.

사고는 내가 부주의해서만 생기는게 아니다.

다른 사람이 잘못해서 생길 수도 있다.

고속도로에서 다른 차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물거래도 마찬가지.

다른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잘 알아야 대형손실을 막을수 있다.

다른 투자자들은 무엇 때문에 선물투자를 하는지 살펴보자.

먼저 현물거래에서 발생할수 있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선물시장에 참가하는
부류가 있다.

이런 거래를 헤지(Hedge)거래라 한다.

현물시장 가격은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끊임없이 변한다.

사는 사람의 입장에선 나중에 가격이 내리면 손해다.

거꾸로 파는 사람은 가격이 오를 경우 손해를 본다.

거래를 하기 전 이러한 판단이 설 경우 반대되는 형태의 선물거래를 통해
위험을 피할수 있다.

헤지 거래자는 현물시장에서 손해볼 경우 선물시장에서 이득을 본다.

반대로 선물시장에서 손해를 보면 그만큼을 현물시장에서 보충할수 있다.

국내 비철금속업체들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알루미늄 아연 등의
금속선물을 사거나 식품제조업체들이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가루
대두등의 곡물선물을 사고 파는 것이 헤지거래의 전형이다.

두번째는 투기(Speculation)거래다.

말 그대로 향후 가격 방향을 예측해 베팅하는 것을 말한다.

즉 현물시장에서의 실거래자가 아닌 순수 투자자들이 선물시장에 참여해
관심있는 품목의 선물을 매입 또는 매도하는 것이다.

투기거래에서는 가격이 오를 경우 선물매수자가 이득을 보게 되며 선물
매도자는 손해를 본다.

가격이 내릴 경우 선물매수자는 손해를, 선물매수자는 이익을 얻게 된다.

50%는 손해를 보고 50%는 이득을 보는게 선물시장이다.

이를 두고 제로섬(Zero Sum)게임이라 한다.

제로섬 게임은 인류가 개발한 도박중 가장 공평한 게임이다.

마지막으로 차익거래(Arbitrage)거래가 있다.

현물과 선물의 가격차를 이용해 무위험수익을 올리는 기법이다.

주가지수선물시장을 뒤흔드는 프로그램매매라는 것이 차익거래의 한 종류다.

선물가격은 현물가격보다 약간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게 보통이다.

장래 인도일까지의 금리 보관비등이 감안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물가격이 과도하게 높거나 현물가격을 밑돌 경우가 종종 생긴다.

선물가격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매수차익거래(현물매수,선물매도)가 생긴다.

반대로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낮으면 매도차익거래(현물매도,선물매수)가
벌어진다.

보통 차익거래는 기관투자가들이 행한다.

일반투자자도 기관들의 동향을 잘 알고 있으면 무위험수익을 얻을수 있다.

이승하 < 현대선물 조사부장. 경박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