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을 위해 봉사하는 변호사가 되렵니다"

오는 28일 만 63세의 나이로 정년퇴임하는 김종배(고시 14회)
서울가정법원장은 35년간의 법관생활보다는 변호사 세계에 대한 새로운
각오로 퇴임소감을 대신했다.

일반 법관이 정년을 맞아 영예롭게 물러나기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지난 81년 방예원 전 서울고법원장 이후 김 원장이 처음일 정도로 찾아보기
힘들다.

승진하지 않으면 후배들을 위해 용퇴하고 각종 외풍에도 견뎌내야 정년
퇴임이라는 영예를 얻을 수 있다.

그동안 많은 법관들이 이를 원했으나 유신정권과 5공화국 출범으로 법관들
이 재임명에서 무더기로 탈락, 타의에 의해 법복을 벗어야 했다.

김 원장도 지난 2월 인사를 앞두고 후배들의 앞길을 위해 사의를 표했으나
대법원측의 만류로 정년을 맞았다.

그는 "법관이 천직이라고 생각했고 법관직의 매력과 보람 때문에 평생
외길을 걸어온 것 같다"면서 지난날을 회고했다.

김 원장은 "요즘 젊은 판사들은 편리성과 경제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며 "세태가 변했더라도 모든 것을 참아내며 법관직을 지켜줄 것을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감사하는 마음과 성실한 행동으로 최선을 다하자"는 좌우명을 소개
하면서 "항상 최선을 다해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공정한 재판을 해야 법관이
존경받는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향후 계획에 대해 "오는 6월께 변호사 개업을 할 예정"이라며
"국가의 녹을 먹은 만큼 사회발전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제주도 토박이인 김 원장은 제주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64년 6월 서울형사
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서울, 부산고법 부장판사를 거쳐 전주 광주지법원장을
역임했다.

< 손성태 기자 mrhan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