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이 미완성이지만 영원불멸의 곡이 된 것처럼
개혁을 완성하지 못했지만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자진사퇴한 장영식 한국전력 사장은 26일 한전 간부와 자회사 대표 등
1천5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임식에서 한전의 개혁에 대한 소회를
이같이 표현했다.

장사장은 "미국식 경영방식을 도입해 방만한 체제를 고치고 개혁조치를
취하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한전 경영에 관한한 나는 아직도 당당하다"며 자신의 경질에
대해 섭섭함을 표명했다.

그는 "본인이 한전을 떠나는 것은 도중하차일 뿐 불명예 퇴진은 결코
아니다"고 밝혔다.

장사장은 "취임이후 경영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 외자를 유치하고 구조조정
을 과감히 단행해 배당률을 사상 최고로 높였다"며 자신의 업적을 내세웠다.

그는 이어 "경영 성적이 부진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재무제표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는 우스운 일이 벌어졌다"며 사퇴를 종용한 정부측을 원망했다.

장사장은 "50년대부터 미국 시민으로 오래동안 살아왔지만 아직도 다소
과격한 어투의 전라도 사투리밖에 모른다"며 "직설적인 표현을 서슴치 않는
본인의 스타일이 문제가 된다면 유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한전 경영의 기회를 제공해준 대통령에게 깊이 감사한다"는 말로
이임사를 끝맺었다.

지난해 5월 사장취임직전 한국국적을 취득한 장사장은 곧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 정구학 기자 cg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