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와 LG간의 반도체 빅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LG에 대한 데이콤
주식 지분제한" 철폐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현대가 LG반도체인수 대가로
데이콤 주식지분을 LG측에 넘겨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정부가 지난
96년8월 PCS사업 허가권을 내주면서 LG측에 "데이콤 소유지분을 5%미만으로
낮춰야 한다"는 부대조건을 달았던 것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따라서 그같은
제한이 풀려야 반도체 빅딜추진도 순조롭게 진행될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해제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논란의 요지다.

이에 대해 우리는 정부가 LG에 대해 부여한 제한조건을 될수록 빠른 시일
내에 철회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다.

우선 LG가 PCS사업을 시작한 이후 정부의 통신사업 정책방향과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는 점이다. 정부가 LG에 대해 지분제한조건을 부여하던 당시
에는 다른 사업자들에 대해서도 기간사업자들의 유.무선 겸업금지와 1인당
소유지분을 제한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98년9월 전기통신사업법을 고쳐
이같은 제한을 모두 폐지해 누구나 통신사업체 주식을 무제한 소유할수
있도록 바뀌었다.

따라서 아직도 LG에 대해 PCS사업허가 부대조건이라는 이유로 차별적인
지분제한을 지속시키는 것은 법개정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뿐만 아니라 특정
업체에만 불이익을 주는 결과를 가져와 법 적용의 형평성을 저해하는 처사가
아닐수 없다. 당초 오는 2001년부터 시행키로 예고됐던 외국인에 대한
동일인지분 확대조치도 금년 7월로 앞당겨 실시하려는 마당에 특정업체에
대한 지분제한 조치를 지속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시키기 어렵다.

또 특정업체에 대한 지분제한은 정부의 정보통신산업 정책방향과도 부합되
지 않는다. 정부가 법개정을 통해 유.무선 겸업제한을 해제한 것이 경쟁력을
갖춘 종합통신사업자를 육성하자는 뜻이라고 한다면 데이콤주식 소유제한을
해제해줄 경우 LG의 정보통신사업 추진이 시너지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업계의
주장도 귀담아 들어볼만 하다.

물론 LG에 대한 데이콤 지분 5%제한 문제는 정부뿐만 아니라 경쟁기업
들간의 약속이라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당시의 통신
사업환경을 전제로 이뤄진 의무부여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통신사업의
환경변화에 따른 관련법 개정과 정책변화로 PCS사업허가의 부대조건 자체가
의미를 상실했다고 볼때 하루빨리 풀어주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다.

더구나 그같은 제약이 기업구조조정의 핵심인 반도체 빅딜의 성공적인
마무리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면 이를 제거해주는 일은 정책의 최우선적으로
결정돼야 마땅하다. 데이콤 주식지분제한의 철폐를 특정기업의 이해측면에서
고려하기 보다 경제구조개혁의 여건조성이라는 측면에서 그 당위성을 따져
보고 신속한 결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