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두두..."하는 휴대폰의 떨림에 소지자들은 한번쯤 놀랐을 것이다.

핸드폰을 떨리게 하는 것은 진동모터.

철심과 코일로 이뤄진 이 진동모터의 크기는 지름 4mm 정도.

쌀알 크기다.

성남시 분당구 성남아파트형 공장에 있는 에디트(대표 나영진.52)는
이 모터 생산으로 급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 97년 9월 설립된 이 회사는 올해 1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지난해보다 6배 가량 늘려잡았다.

직원은 37명.

납품처는 미국 모토로라사다.

지난해 2월 모터 양산설비를 갖춰 4월부터 모토롤라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월 3천개로 시작한 물량은 매달 늘어나 10월에는 20만개, 현재는 25만개에
이르고 있다.

공급물량이 이렇게 많은데도 이 회사에는 화물차 한대 없다.

직원이 승용차로 국내 중간공급자에 갖다준다.

쏘나타 차트렁크에 3만개, 약 6천만원어치가 들어갈 정도로 제품크기가
작기 때문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것을 이 회사직원들은 절감하고 있다.

나사장은 지난 90년 진동모터 생산업체에 근무하던 김재운씨(현재
에디트이사)를 알게 됐다.

김씨는 호출기용 진동모터를 국내 첫 개발한 고급 두뇌.

나사장은 진동모터 사업의 꿈을 갖고 김씨와 계속 접촉했다.

마침내 창업 1년전에 모토롤라로부터 샘플 승인을 받았다.

막상 창업하려 하니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닥쳤다.

환율이 달러당 2천원선에 육박해 일본에서 설비를 도입하는데 무리가
따랐다.

수요를 확보한 상태라 설비도입을 미룰 수 없었다.

나사장과 김이사는 집을 담보로 잡히고 10억원을 마련해 초기투자를
감행했다.

다행히 자본금 2억원의 법인을 설립하면서 설비 공급업체인 일본 MEL사가
25%의 지분을 참여했다.

모토로라에서 품질을 인정해 물량을 늘려주었지만 한동안 생산이 달려 애를
먹었다.

평일에 밤 10시까지 생산라인을 돌리고 일요일 잔업까지 해도 납기를 겨우
댈 정도였다.

납기를 못 지켜 모토롤라로부터 3천달러의 벌금을 물기도 했다.

"전문경영인과 오너의 차이를 절감했습니다. 납기준수에 대한 압박감과
사업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1년여간 밤잠을 못 이뤘어요. 연대보증 선
사람들 얼굴이 꿈에도 나타났으니까요"

경기고와 한양대 정밀기계공학과 출신의 나사장은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에
기필코 보답하겠다는 각오다.

에디트는 최근 성남공장의 생산능력을 늘렸다.

전량 수출만 했으나 올해부터 국내 휴대폰업체들에도 공급,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산과 경쟁을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0342)707-4997

< 문병환 기자 m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