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이라는 이름은 중국 노나라때 "상서로운 상상의 동물"이란 의미로
붙여진 것이다.

따라서 원래는 해태나 용, 봉황처럼 지구상에 실존하지 않는 동물 이름
이었다.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기린은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명석한 두뇌를
갖고 있다.

수많은 초식동물의 생명을 지켜주는 초원의 파수꾼으로 맹수들의 공격을
사전에 알려주고 안전지대로까지 유도해 준다.

기린들은 가족단위로 이동한다.

휴식 시간에도 아카시아 나무에 몸통을 숨기고 긴 목과 머리만 내밀고
나뭇잎을 뜯어먹는다.

동시에 머리를 3백60도로 회전시켜 바람에 실려오는 냄새를 통해 맹수들의
기습공격을 알아챈다.

기린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동종끼리 살생하는 법이 없다.

마찬가지로 다른 동물에게도 만사를 양보의 미덕으로 배푼다.

이 때문에 "초원의 신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기린은 시간과 여유만 있으면 자신의 우아하고 늘씬한 각선미를 자랑하는데
열중한다.

45cm에 달하는 긴 혀로 온 몸통을 샅샅히 핥아 정모한 후 태양빛에 말려
자신의 아름다운 몸매를 과시한다.

기린이 초원위를 사푼사푼 걸어가는 모습은 마치 패션모델이 무대위를
걸어다니는 것과 같다.

기린은 아프리카의 사하라사막 남쪽 전지역에 서식하며 수컷 1마리에
암컷 2-3마리 등을 포함, 모두 7-10마리 정도가 가족단위로 살아간다.

키는 4.8-5.3m, 꼬리는 0.8-1m이고 뿔은 5개, 체중은 5백50-1천180kg까지
나간다.

기린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물을 마시는 것이다.

기린은 앞다리가 뒷다리보다 길어 앞다리를 V자로 벌린 불편한 자세로
물을 마신다.

특히 물먹는 순간이 기린에게는 가장 위험한 때이다.

맹수들은 기린이 앞다리를 벌리고 물먹는 틈을 포착해 무자비하게 살생하기
때문이다.

기린은 보통 한번 물을 마시면 30일가량 견뎌낸다.

기린은 3-4년이 되면 성숙해 새끼를 가진 후 4백68일만에 서있는 상태에서
1.8m 크기의 새끼를 낳는다.

새끼는 태어나면서 어미의 젖을 먹을때만 약간의 소리를 내어 울지만 젖을
떼고 집단생활에 들어가면 죽을때까지 단한번의 소리도 내지 않는다.

태어난지 30분-1시간이면 몸통을 말린 후 기립과 동시에 걸음을 시작한다.

생후 7-10일까지는 어미가 식음을 전폐하며 새끼를 보호하는데 열성을
다한다.

10일이 지나 새끼기린은 빠른 걸음으로 뛰어놀며 집단교육을 받는다.

이는 맹수의 먹잇감이 되지 않기 위해 단체생활 교육을 받는 것이다.

기린 새끼는 생후 6개월내에 50%가 맹수들의 먹이감으로 희생된다.

생후 1년이 지나면 스스로 살기위해 무리속에서 단체행동과 명령을 준수
한다.

기린의 자연계에서의 수명은 25년이다.

< 서울대 수의학과 초빙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