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 마련을 위해 주택은행으로부터 20년이상 장기대출을 받은 고객들의
불만이 높다.

예금금리는 뚝뚝 떨어지고 금융기관마다 앞다퉈 한자리수로 주택자금을
빌려주겠다고 하는데 기존 대출자들은 여전히 연12%정도의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점 창구마다 다른은행은 다 금리를 내리는데 주택은행은 왜 아직도 비싼
이자를 물리냐는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주택은행은 이같은 고객들의 불만을 의식해 30일부터 연9.75~9.95%의
한자리수 금리를 적용하는 3년짜리 새 대출상품을 판매키로 했다.

그러나 기존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금리는 요지부동이다.

현재 집을 짓거나 구입하기 위해서 주택은행에서 돈을 빌린 사람은
1백30만명.

국민주택기금대출은 제외한 수치다.

금리에 대한 불만은 상대적으로 이자가 싼 민영주택자금을 빌려쓰기 위해
주택은행에 관련예금을 든 사람들에게서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예전엔 민영주택자금 대출금리가 거래가 없는 일반고객을 상대로 한 파워
주택자금 대출금리보다 2~3%포인트 가량 낮았기 때문에 많은 서민들이 주택
은행에 예금을 들고 대출을 받았다.

그러나 현재는 "민영"도 연9.75~12.25%를 적용, 연9.75~12.50%의 금리를
적용하는 파워대출고객과 별 차이가 없다.

아파트 중도금을 갚기 위해 주택은행에서 20년만기 민영주택자금 3천만원을
빌렸다는 한 회사원은 "예금이자는 6~7%만 주면서 대출이자를 12%가 넘게
받아가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주택은행측은 고객들의 불만은 이해하지만 "역마진"때문에 섣불리
기존대출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 운용하는 자금의 상당수가 지난해 연15~16%대의 고금리로 유치한 예금
이다.

이 예금들이 아직 만기가 되지 않아 비싼 예금이자를 내주면서 대출금리만
내리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대출잔고가 16조원에 달해 1%포인트만 금리를 낮춰도 은행측의 수입은
1천6백억원이나 줄어든다는게 주택은행이 안고 있는 고충이다.

< 박성완 기자 ps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