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벤처드림과 한국장래 .. 고승철 <산업2부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A씨와 B씨는 중소기업 사장이다.
A씨 회사는 벤처기업.
첨단 전력기기를 생산한다.
기술력은 세계 최고수준.
A씨가 "목숨을 걸고" 기술개발에 열정을 바친 덕분이다.
A씨가 가진 지분의 가치는 60억원.
창업한지 10년만에 쌓은 부이다.
A씨는 최근 사무실을 공짜로 쓰라는 제의를 받기도 했다.
건물주인 어느 은행이 "우리 은행과 거래하면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고
손을 내민 것.
기업의 성장가능성을 내다본 것이다.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A씨의 꿈은 야무지다.
지능형 전력제어기 등 전력기기 분야에서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그는 오늘도 직원들과 함께 호흡하며 연구실을 들락거리고 있다.
제약회사 사장인 B씨는 요즘 증권회사 객장에 살다시피 한다.
좋은 종목을 고르면 하루에 수억원씩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결재도장은 부사장인 동생에게 맡겨 놓았다.
B씨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금을 끌어모아 주식에 쏟아붓는다.
회사의 운전자금을 갖고 오는 것은 물론이다.
직원들의 보너스 지급도 미루었다.
B씨는 아옹다옹하며 회사를 꾸려나가는 것보다 증시에서 "한탕"하는 것이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조지 길더 교수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기업인들은 그들의 시간.부.잠을 희생한다. 그들이 쏟아부은 희생은 심해
속으로 사라지는 헛수고처럼 보인다. 그러나 마침내 산을 움직인다. 이것이
바로 기업인의 역사적 경험이며 자본주의의 끊임없는 기적이다"
A씨 같은 기업인은 길더 교수가 칭송한 기업인상에 걸맞는다.
척박한 환경을 딛고 기업을 세워 세계최고를 지향하는 야심을 가진
벤처기업인이니 말이다.
또 적지 않은 재산을 쌓았으면서도 안주하지 않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도전
하는 개척자정신을 가졌다.
B씨처럼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을 경제학에서는 "렌트(rent)
추구 행위"라고 한다.
이런 행위자가 많은 사회에서는 창의력이 발휘될 수 없다.
새로운 것을 만들기보다 남이 만든 것을 차지하려는 무임승차 풍조가 판을
친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수구세력이 힘을 쓴다.
뇌물을 주어서라도 이권을 따내는 부정부패가 만연해진다.
청탁을 일삼는 로비스트,급행료를 챙기는데 익숙한 관료, 생산적인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사회적 비용만 가중시키는 정객들이 활개친다.
렌트가 풍성한 사회에서는 우수한 인재가 비생산적 분야에 몰린다.
관료.정치쪽에 준재들이 집중 진출하는 것이다.
중국문명이 서구에 비해 뒤진 것을 이런 현상 때문으로 분석한 학자도 있다.
한국의 장래를 내다볼 때 "신림동 고시촌"이 걱정스럽다.
미국의 스탠퍼드대학 인근에 실리콘 밸리가 있지만 한국의 서울대 옆에
고시촌이 있다.
두 나라의 미래를 비교하면 아찔해진다.
실리콘 밸리에서 A씨와 같은 벤처기업인이 양성될 때 음습한 고시촌에서
"철밥통"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양산된다면...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공계 대학원을 졸업한 일부 과학기술인력마저 고시
공부에 뛰어든다는 점이다.
이공계 석.박사 가운데 일자리를 찾지 못한 인원이 무려 1만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이 신명나게 연구할 일터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들의 두뇌에 한국의 앞날이 걸려 있다.
이들이 A씨처럼 벤처기업을 일으킬 수 있도록 시스템이 조성되어야 한다.
벤처창업센터가 곳곳에 더욱 많이 생기고 한층 알차게 운영되어야 하는
것이다.
젊은이들도 A씨의 성공사례를 보고 혈기가 꿈틀거리기를 바란다.
벤처 드림(Venture Dream)을 실현하는 사람이 많을 때 한국경제는 살아날
것이다.
< che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3일자 ).
A씨 회사는 벤처기업.
첨단 전력기기를 생산한다.
기술력은 세계 최고수준.
A씨가 "목숨을 걸고" 기술개발에 열정을 바친 덕분이다.
A씨가 가진 지분의 가치는 60억원.
창업한지 10년만에 쌓은 부이다.
A씨는 최근 사무실을 공짜로 쓰라는 제의를 받기도 했다.
건물주인 어느 은행이 "우리 은행과 거래하면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고
손을 내민 것.
기업의 성장가능성을 내다본 것이다.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A씨의 꿈은 야무지다.
지능형 전력제어기 등 전력기기 분야에서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그는 오늘도 직원들과 함께 호흡하며 연구실을 들락거리고 있다.
제약회사 사장인 B씨는 요즘 증권회사 객장에 살다시피 한다.
좋은 종목을 고르면 하루에 수억원씩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결재도장은 부사장인 동생에게 맡겨 놓았다.
B씨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금을 끌어모아 주식에 쏟아붓는다.
회사의 운전자금을 갖고 오는 것은 물론이다.
직원들의 보너스 지급도 미루었다.
B씨는 아옹다옹하며 회사를 꾸려나가는 것보다 증시에서 "한탕"하는 것이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조지 길더 교수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기업인들은 그들의 시간.부.잠을 희생한다. 그들이 쏟아부은 희생은 심해
속으로 사라지는 헛수고처럼 보인다. 그러나 마침내 산을 움직인다. 이것이
바로 기업인의 역사적 경험이며 자본주의의 끊임없는 기적이다"
A씨 같은 기업인은 길더 교수가 칭송한 기업인상에 걸맞는다.
척박한 환경을 딛고 기업을 세워 세계최고를 지향하는 야심을 가진
벤처기업인이니 말이다.
또 적지 않은 재산을 쌓았으면서도 안주하지 않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도전
하는 개척자정신을 가졌다.
B씨처럼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을 경제학에서는 "렌트(rent)
추구 행위"라고 한다.
이런 행위자가 많은 사회에서는 창의력이 발휘될 수 없다.
새로운 것을 만들기보다 남이 만든 것을 차지하려는 무임승차 풍조가 판을
친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수구세력이 힘을 쓴다.
뇌물을 주어서라도 이권을 따내는 부정부패가 만연해진다.
청탁을 일삼는 로비스트,급행료를 챙기는데 익숙한 관료, 생산적인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사회적 비용만 가중시키는 정객들이 활개친다.
렌트가 풍성한 사회에서는 우수한 인재가 비생산적 분야에 몰린다.
관료.정치쪽에 준재들이 집중 진출하는 것이다.
중국문명이 서구에 비해 뒤진 것을 이런 현상 때문으로 분석한 학자도 있다.
한국의 장래를 내다볼 때 "신림동 고시촌"이 걱정스럽다.
미국의 스탠퍼드대학 인근에 실리콘 밸리가 있지만 한국의 서울대 옆에
고시촌이 있다.
두 나라의 미래를 비교하면 아찔해진다.
실리콘 밸리에서 A씨와 같은 벤처기업인이 양성될 때 음습한 고시촌에서
"철밥통"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양산된다면...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공계 대학원을 졸업한 일부 과학기술인력마저 고시
공부에 뛰어든다는 점이다.
이공계 석.박사 가운데 일자리를 찾지 못한 인원이 무려 1만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이 신명나게 연구할 일터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들의 두뇌에 한국의 앞날이 걸려 있다.
이들이 A씨처럼 벤처기업을 일으킬 수 있도록 시스템이 조성되어야 한다.
벤처창업센터가 곳곳에 더욱 많이 생기고 한층 알차게 운영되어야 하는
것이다.
젊은이들도 A씨의 성공사례를 보고 혈기가 꿈틀거리기를 바란다.
벤처 드림(Venture Dream)을 실현하는 사람이 많을 때 한국경제는 살아날
것이다.
< chee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