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덱스(FedEX)가 배달하는 화물에는 눈이 달려 있다"

미국 페더럴 익스프레스(Federal Express)의 화물운송 서비스를 두고
고객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페덱스는 매일 3백10만여개의 화물을 전세계 2백11개국 13만여 도시에
배달한다.

이 회사는 6백24대의 항공기와 14만3천명에 이르는 직원들이 전세계를
커버하는 물류망을 갖추고 세계 어느 지역이라도 48시간 안에 화물을 실어
나른다.

페덱스의 경쟁력은 신속성에 있는 것만 아니다.

고객이 맡긴 화물의 99% 이상이 부탁받은 시간에 정확히 상대방에게 배달
된다.

페덱스의 탁송화물 분실률은 0.01%에 못미친다.

"정확성"이 경쟁력의 또다른 원천인 것이다.

페덱스가 이처럼 "신속.정확"을 무기로 삼을 수 있는 비결은 화물추적
시스템인 "코스모스(COSMOS)"와 휴대용 컴퓨터인 "슈퍼트래커(Super
Tracker)"에 있다.

코스모스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페덱스 본사의 중앙 컴퓨터다.

이 컴퓨터는 세계 2백11개국 13만여도시의 페덱스 지점과 인터넷망으로
연결돼 있다.

코스모스는 화물이 고객의 손을 떠나 상대방에게 배달될 때까지의 모든
과정을 통제하는 "보이지 않는 눈"이기도 하다.

코스모스를 통해 하루에 처리되는 거래는 5천4백만건에 이른다.

슈퍼트래커는 페덱스 집배원 누구나 갖고 다니는 길이 15cm 정도의 휴대형
컴퓨터 통신장치다.

이 장치도 언제나 코스모스 컴퓨터와 연결돼 있다.

고객이 택배요청을 하는 집배인들의 슈퍼트래커에는 고객이 있는 장소와
요청시간이 알려진다.

고객으로부터 화물을 넘겨받은 집배원은 화물에 바코드를 부착하고
슈퍼트래커로 그것을 스캐닝하기만 하면 된다.

화물을 전달받았다는 사실이 자동으로 기록되고 이후 화물이 움직일 때마다
그 정보가 슈퍼트래커에 입력된다.

집배원의 이름과 화물을 전달받은 시간, 화물내용등이 담긴 슈퍼트랙커의
모든 정보는 인공위성을 통해 멤피스의 코스모스 컴퓨터에 입력된다.

화물은 분류센터를 거쳐 항공기에 실리고 다시 세계 각국의 거점 물류기지
로 옮겨진 뒤 통관처리과정 등을 마친다.

최종적으로 화물차로 운송돼 고객이 지정한 장소와 시간에 배달이 완료된다.

이 모든 과정은 슈퍼트래커로 입력돼 곧바로 코스모스에 전달된다.

고객으로 부터 화물을 넘겨 받은 후부터 배달과정을 마칠 때까지 적어도
10번 이상 각종 운송정보가 입력된다.

코스모스는 이들 정보를 바탕으로 모든 화물이 어떤 상태로 어디에서
옮겨지고 있는지를 자동적으로 추적하고 기록한다.

페덱스는 고객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이 코스모스 컴퓨터에 접속,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화물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를 알수 있도록 해놓고 있다.

고객들은 페덱스 웹사이트(www.fedex.com)에 접속해 주문번호만 입력하면
화물택배신청, 배달장소, 송장(invoice) 내용수정 요청 및 배달처리 상황
확인 등을 일괄 처리할 수 있다.

화물을 전달받는 사람도 선적이 완료되면 전자우편을 통해 그 내용을 알려
주도록 요청할 수 있다.

페덱스가 처리하는 화물량의 3분의 2 이상은 이처럼 코스모스와 슈퍼트랙커
가 위성망으로 거미줄처럼 연결된 인터넷 글로벌 네트워크시스템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중 절반이상은 고객이 직접 포장을 해 바코드까지 부착시키고 있다.

하루 1백만명의 고객이 이 회사의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배달처리 상황을
확인한다.

페덱스의 네트워크 담당 마이클 제인스 부사장은 "독자적인 인터넷 네트워크
가 없었다면 화물을 집배하고 전화를 받고 항공화물 수령증을 발급하는 등의
업무를 위해 2만명의 인력을 추가로 고용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슈퍼트랙커 네트워크는 대부분의 일상 업무를 자동화하거나 고객 스스로
처리할 수 있게 했다.

또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거나 화물처리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만약 하루 1백만명의 고객들이 페덱스가 요금을 부담하는 문의전화로
몰려 든다고 생각해 보라"고 반문한다.

인터넷이 그 문제를 간단히 해결하고 있다는 것이다.

< 멤피스(미국)=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