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가 기아자동차의 엔진을 구입하겠다고 제의했다.

대우자동차 국민차부문 이관기 사장은 지난주말 기아자동차 여의도 본사를
방문, 김수중 사장을 만나 "기아 광주공장에서 생산되는 경상용차 타우너용
8백cc급 가솔린 엔진 3만대를 공급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과거 대우와 기아는 대형버스 등 일부 대형상용차의 엔진을 주고받은 적은
있기는 하나 이처럼 대량의 핵심부품 공급이 거론되기는 처음이다.

따라서 기아가 대우에 엔진을 공급하게 되면 국내 자동차업계 협력 체제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가 기아에 경차 엔진공급을 제의한 것은 우선 대우 경차의 판매가
크게 늘어나고 있으나 완성차 조립능력에 비해 엔진 생산능력이 모자라
"병목(bottle neck)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대우는 특히 김우중 회장이 추가 설비투자 없이 인력 투입과 설비효율
증대를 통해 경차 "5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하라고 지시하자 그 해결책의
하나로 기아의 경상용차 엔진 구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는 이엔진을 구입해 경상용차 라보와 다마스용으로 사용한다는 구상
이다.

기아자동차는 대우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아직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광주공장 경차 엔진라인의 가동률이 30% 수준을 밑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구태여 거부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광주공장 경차 엔진라인의 생산능력은 연간 8만4천대 수준이나 현재
1만9천대 생산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기아가 대우의 요청을 받아들이면 공장가동률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대우는 경차 50만대 생산 체제 구축을 위해 연산 24만대 규모의 창원
공장의 생산능력을 설비투자 없이 37만5천대까지 늘렸다.

근무형태를 2교대에서 3교대로 전환한데 따른 것이다.

대우는 50만대 체제 구축을 위해 곧 경영권을 넘겨 받게 될 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도 경차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 김정호 기자 jhk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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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의 경차 50만대 체제 구축 계획 ]

<> 조립능력

- 창원 국민차공장 24만대 -> 37만5천대(근무형태 변경 등)
- 삼성자동차 부산공장 검토

<> 엔진 생산능력

- 창원 국민차공장 24만대 -> 45만대(근무형태 변경 등)
-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3만대 이상 구입

<> 도장(페인트) 능력

- 삼성자동차 부산공장 검토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