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고성장-저인플레 라는 신 경제에 적응키 위해 경영전략을
잇따라 수정하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4일 미국 기업들이 저인플레속에 제품가격을
인상할 경우 시장을 지키기 어렵다고 보고 비용절감에 경영의 포인트를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휴렛패커드 등 첨단정보통신업계가 이같은 새로운 흐름을 적극
주도하고 있다.

휴렛패커드의 경제분석가인 리처드 오브린은 "그동안 비용절감을 통해
가격인하를 실현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여왔다"고 말하고 "앞으로도 이같은
방침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루슨트테크놀로지는 비용절감을 위해 고부가상품쪽으로 궤도를 수정했다.

비용이 많이 드는 전화기단말기 생산을 중단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네트워크
솔루션에 경영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AT&T도 향후 5년동안 제품가격이 하락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고비용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AT&T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다니엘 소머스는 "지금까지는 줄곧 가격인상
이란 방법으로 수익극대화를 도모했지만 신경제로 인해 상황이 바뀌고 있다"
고 분석하면서 "가격을 인하하고도 살아남기 위해 비용절감이 최고의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첨단업종뿐만 아니다.

기계장비제조업체인 잉거솔-랜드는 앞으로 수익 증대와 관련, 가격을
인상하는 전략에 더이상 의존하지 않기로 했다.

이 회사의 CFO인 데이비드 드본셔는 "지난해 제품가격의 평균인상폭이
1%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비용절감만이 살 길"이라고 말했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올해초 의회증언에서
이같은 경영트렌드를 예고한 바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지난 70년대와 80년대 높은 임금인상으로 몸살을 앓았던
기업들은 비용절감을 통한 경영개선 노력보다는 단순히 제품가격을 올리는
손쉬운 방법을 선택했다"고 말하고 "그러나 앞으로는 이같은 전략이 먹혀들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