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10일부터 봄철 개편에 들어간다.

17개 프로그램씩 신설.폐지된 대규모 손질이다.

"공익성 강화"라는 부담으로 예년보다 한달가까이 늦춰진 이번 개편은
다큐멘터리, 어린이.노인 프로그램, 토론물 보강과 주말 오락프로그램의
"구조조정"이 핵심이다.

교양부문에선 한국 근대사의 주요사건을 재조명하는 증언 다큐멘터리 "특별
기획,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눈에 띈다.

김대중 납치사건, 광주 민주화 운동등이 다뤄진다.

6mm카메라를 동원한 현장고발프로 "현장! 카메라 르포"는 현장성과 기동성을
살린 비디오 저널리즘을 표방했다.

"실험정신"을 내세운 터라 조심스러웠던지 르포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
으로" 오후 5시 어린이 시간대에 집어넣었다.

9시 뉴스데스크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스포츠 뉴스를 뉴스데스크 안에 편입시켰고 대신 "날씨와 생활"을 따로 독립
시켰다.

날씨프로의 새로운 틀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오락물의 경우 토요일 오후 "틴틴! 내일을 잡아라"와 "베스트 토요일"이,
일요일에는 가족코미디 "행복충전, 유쾌한 일요일"과 연예정보프로
"섹션TV파워통신"을 새로 선보인다.

문패를 새로 달았지만 내용면에서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오늘은 좋은날" "휴먼TV 앗! 나의 실수" 등은 폐지된다.

방송가에서 그다지 대접을 못받던 어린이와 실버 프로그램에도 꽤 신경을
썼다.

영국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 "안녕 노디"가 KBS의 히트작 "꼬꼬마 텔레토비"
와 맞붙는다.

일요일 아침의 "아름다운 인생"은 새로운 노인문화 정착을 목표로 내걸었다.

문화산업의 올바른 발전을 모색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금주의 문화토픽"
(일요일 밤 12시20분~1시)은 KBS와 마찬가지로 "야심"한 시간에 편성돼
"전시용"이란 평가를 면키 어려울 것 같다.

이밖에 MBC 뉴스데스크 전 앵커 백지연이 진행하는 토크쇼 "백야", 매주 핫
이슈를 선정해 진지한 토론을 벌이는 "터놓고 말해봅시다"도 눈여겨 볼 만
하다.

김일수 MBC편성이사는 "보는 공익성을 추구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상식과
기본에 충실한 프로그램이라는 대원칙을 지켜갈 것"이라고 밝혔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