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가 은행이 발급하는 수입화물선취보증서(Letter of Garantee,LG)를
이달부터 받지 않고 있다.

부산 인천 등에서는 무역업체들이 입항한 원자재 등의 수입화물을 곧바로
찾지못해 발을 동동 굴리고 있다.

은행과 선주협회 등에는 "왜 화물을 빨리 내주지 않느냐"는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해운업계 단체인 선주협회와 선박대리점협회는 "은행이 발급해온 LG는
국제표준규격에 맞지 않는다"며 지난3일부터 이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상당수 선박회사들이 은행발급 LG를 제시하는 화주들에게 화물을 내주지
않고 있다.

선박회사들은 국제선박단체인 P&A클럽이 제시한 양식대로 작성된 LG만
받겠다고 통보하고 있다.

P&A클럽 LG는 "화물금액의 2백%까지 손실을 보증하고 해당화물로 인해
발생할수 있는 기타 손실까지 보두 보상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은행측은 "P&A 기준대로 LG를 작성할 경우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며
해운업계의 요구를 거부했다.

은행들은 "LG는 선하증권(BL)이 도착하기 전에 화물을 미리 찾을 수 있도록
화주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발급해 왔던 것일 뿐"이라며 "BL지급을
보증한다는 것 이외에는 어떠한 것도 보증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은행들은 최근 은행연합회에서 모임을 갖고 "LG 발급 수수료는 화물금액에
관계없이 건당 1만원"이라며 "화물금액의 2백%까지 보증하고 해당화물로
인해 발생할수 있는 기타 손실까지 보증하라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수 없는
조건"이라고 결정했다.

부산에 있는 제일은행 창선동지점에는 화물을 찾지 못한 화주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은행에서 발급한 LG를 제시했는데 선박회사들은 화물을 주지 않고 딴소리만
하고 있다"고 화주들이 거세가 항의한다고 제일은행 관계자는 전했다.

무역업계는 "은행과 해운업계의 싸움에 무역업체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며
"예고도 없이 갑자기 이럴수 있느냐"며 비난하고 있다.

[ 용어설명 ]

<> 수입화물 선취보증서(LG)

선박회사는 수출업체가 화물을 선적했다는 증서인 선하증권(BL)을 받은후
수입업체에 물건을 넘겨준다.

그러나 BL이 화물보다 훨씬 늦게 도착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거래은행이 화물을 먼저 찾을수 있도록 "선하증권 지급을 보증한다"는
증서를 발급한다.

이것이 바로 수입화물선취보증서(LG)이다.

< 현승윤 기자 hyuns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7일자 ).